[Editor’s Letter] 갈등의 현장 외면하면 저널리즘 정신 빛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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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 영/편집국장

 

사람 사는 세상이니 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상황은 한 장면인데 갈등 당사자들의 해석은 완전히 다른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나의 신문 기사를 놓고도 자신이 어떤 입장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번역합니다.

최근에 중앙일보는 동성결혼을 수용한 교단의 결정을 놓고 교단 탈퇴냐, 잔류냐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 교회의 소식을 전했습니다. 양쪽 주장과 교단의 입장을 균형있게 보도하고자 했습니다.

기사가 나간 후 탈퇴파와 잔류파 모두 보도에 대해 불만스러워했습니다. 한쪽의 입장에서 보면 상대 측 입장은 전혀 근거가 없거나 수용할 수 없는 것임에도 그런 주장을 보도한 것은 오보, 또는 왜곡이라는 주장입니다.

‘태진아 거액도박 보도’ 사건을 두고도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태진아 측은 보도 매체 측이 기사를 보류하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고, 매체 측은 태진아 측이 먼저 돈 얘기를 꺼내면서 회유한 것이라 주장합니다. 우리는 양 측의 입장을 모두 듣고 각각의 주장을 다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도 역시 양측으로부터 불평을 들어야 했습니다.

갈등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있습니다. 언론의 첫번째 미션은 객관적인 보도입니다. 언론은 수많은 제3의 독자들에게 ‘현상’과 ‘팩트’를 전하는 것이 첫번째 임무이지, 갈등 당사자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독자의 판단을 거친 다음의 일입니다.

갈등의 현장에서 눈을 피하고 보도하지 않으면 당사자들로부터 시달리는 일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저널리즘의 기본정신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갈등의 현장에서 독자의 눈으로 관찰하고, 취재하고, 보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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