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한식 너무 그리웠다”

0

[LA중앙일보]

자유의 몸 이한탁씨, 순두부 집 찾아 가족과 꿈같은 첫 식사

25년간의 억울한 옥살이 끝에 22일 펜실베니아주 교도소에서 풀려난 이한탁(79.앞줄 왼쪽) 씨가 이날 저녁 둘째딸과 손경탁 구명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뉴저지의 순두부식당에서 첫 식사를 하고 있다. [손경탁 구명위원회 위원장 제공]

“한국 음식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이한탁(79)씨는 눈앞에 펼쳐진 한국 음식들이 믿어지지 않는 듯 했다. 큰 딸을 살해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쓴채 25년 간 교도소에 갇혀 있다가 22일 석방된 이씨가 가장 먼저 간 곳은 뉴저지 한인타운의 한 순두부 전문점이었다.

앞서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 연방중부지법에서 마틴 칼슨 판사의 석방 결정으로 자유의 몸이 된 이씨는 법원 앞에서 간단한 회견을 마친 후 이씨의 법적 보호자인 손경탁 구명위원회 위원장 등과 승용차에 올라타 뉴욕으로 향했다.

“감방에서 나오면 두부부터 먹어야 한다”는 이씨의 말에 선택한 순두부 전문집에는 둘째 딸 유진씨 가족이 함께 했다. 사반세기 기나긴 고난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씨의 둘째 딸은 성장하여 결혼을 했고, 이씨는 여섯살 손자와 세살 손녀를 얻었다. 가족과 함께 첫 식사를 하는 이씨가 “25년 동안 얼마나 한국 음식을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 음식 모두가 어쩌면 이렇게 맛있냐”고 말하자 보는 이들도 가슴이 찡해졌다.

이씨는 식사 후 플러싱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했다.

여기가 앞으로 살아갈 보금자리구나. 이제 내 맘대로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는 거지?”

그의 목소리는 가벼운 흥분으로 들떠 있었다. 걸어서 1~2분 거리에 한인마트를 비롯, 90%가 한인 가게들로 이뤄진 노던블러바드를 끼고 있어 오랜 향수에 시달린 그가 노후를 보내기엔 최적의 장소였다. 자유인이 되어 첫 밤을 보낸 이한탁씨는 아침식사를 하고 손주들의 재롱도 보며 산보도 즐겼다.

손 위원장은 23일 “이씨는 플러싱 아파트에서 여장을 풀고 다음날 딸 내외와 손주들이 찾아와 함께 점심식사를 했고 손주들의 재롱을 보며 즐거워했다”면서 “저녁에는 동생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일요일인 24일에는 뉴저지주에 거주하며 암 투병 중인 부인 이정선씨를 만났다.

손 위원장은 “아무래도 보석 상태여서 석방 첫 날은 정해진 거처에서 쉬셨고 이젠 가족과의 시간을 가질 차례”라며 “대신 이씨의 이동 경로는 법적 보호자로서 알고 있어야 하고 필요한 경우 법원에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딸 내외로부터 수시로 정황을 연락받고 있다”고 귀뜸했다. 한편 구명위는 조만간 회의를 열어 보석기간 120일 동안의 이씨에 대한 생활과 구명위 활동 계획 등을 수립할 방침이다.

신동찬 기자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