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의 미묘한 차이…수면 과의 ‘밀당’<밀고 당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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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서머타임 시작으로 본 생체리듬
1시간의 차이 신체적 피곤 느껴
김종현 수면전문의는 서머타임으로 인해 오는 불면증세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수면제 복용 등은 삼가할 것을 권한다.

3주~4주 정도 시차 적응 필요
“잠 안온다고 수면제 먹어선 안돼”

수면에 대한 조급함 마음 버려야
낮잠 자는건 오히려 역효과 불러

지난 8일을 기해 태양광선을 1시간 더 활용할 수 있는 서머타임이 시작됐다.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맞췄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예전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 하루 일상을 살게 된다. “우리 몸은 한 시간 더 일찍 일어났다가 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과 그 반대일 때와 어느 쪽이 더 잘 적응될까”.

김종현(제임스 김.사진) 수면전문의는 “지금처럼 서머타임으로 한시간 일찍 일어나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우리 몸으로서는 더 적응하기 힘들다”며 “서머타임이 시작될 때 많은 사람들이 더 잠 못이루겠다며 피곤해 하는 이유”임을 지적했다. 서머타임에 잘 적응하여 건강한 수면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들어 본다.

서머타임이 해제될 때보다 지금처럼 시작될 때에 더 피곤한 이유가 뭔가.

“우리 몸의 시계 즉 생체리듬 사이클은 실제 하루인 24시간 보다 사실은 30분 정도 더 길다. 24.5시간 정도되기 때문에 깨어나서 잠자리에 드는 시각을 볼 때 점점 늦게 일어나서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우리 몸의 전체적인 흐름에 맞는다. 몸에게 편하다는 뜻이다. 지금처럼 1시간을 갑자기 일찍 깨야 한다는 것은 생체리듬의 사이클을 24.5 시간에서 23시간으로 앞당기는 결과이기 때문에 몸이 여기에 맞추느라 일시적인 균형을 잃게 되는 것이다. 몸 전체의 작은 지각변동과 같다고 이해하면 도움될 것 같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이제껏 60마일 속도로 가다가 갑자기 70마일로 높였다고 할까”

갑자기 한 시간 일찍 기상하는 것도 힘들지만 밤에 잠 안오는데 한 시간 땡겨 잠을 청하는 것이 더 어렵지 않을까.

“서머타임이 시작될 때 피곤감이 심한 이유도 사실은 일어나는 것보다 잠을 청하는게 안되기 때문이다. 자연히 평소보다 수면이 부족하게 되어 낮동안에 몸이 무겁고 피곤하다. 미국수면학회에서의 가이드라인은 성인의 경우 적어도 하루에 6시간 이상은 자야 건강에 이상이 없다. 중고등학생의 경우는 수면 시간이 9시간인데 더 중요시하는 것이 늦어도 밤 10시를 넘지 않게 잠자리에 들라는 것이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수면 중에 분비되는 호르몬이 세포를 치유하고 회생시켜 주기 때문이다. 하바드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면 연구에서 이 시간에 잠을 자고 시험을 본 학생들이 그 시간에 깨어 공부한 그룹보다 성적이 좋게 나왔다. 특히 초등학생보다 중고등학생들은 1시간 더 잠을 자도록 권하고 있다. 요즘 성인의 불면증도 문제지만 아이들의 컴퓨터 등으로 인한 수면부족현상도 만만치 않게 대두되고 있어 부모님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내용이다.”

제대로 잠을 안자면 낮동안에 나타나는 증세는 뭔가.

“사람의 몸은 충분한 수면을 취할 때와 부족할 때는 현저한 차이가 있지만 누적되면 그 원인이 잠 때문이란 것조차 모르고 지낼 경우가 많다. 선잠을 깬 어린 아이들이 짜증을 내면서 밥을 안 먹는 것처럼 성인들도 외부 자극에 대해 민감해져서 사람과 언쟁하기 쉽다. 물론 입맛도 떨어지면서 몸이 전체적으로 가쁜하지 않은 느낌이다.”

언제쯤 적응되나.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주일에서 4주일 정도는 스스로에게 적응 시간을 주라는 것이 우리와 같은 수면전문의들이 항상 하는 조언의 하나다. 우리의 자각능력은 아침에 햇빛을 받으면서 깨어나기 때문에 커튼을 쳐서 아침 햇살을 맞이하고 밖으로 나가 직접 햇빛 속에 있으면 더 빨리 몸을 깨울 수 있다. 또 낮시간에도 사무실에서 졸리면 잠깐 밖에 나와 태양광선을 쏘이면 도움이 된다.”

잠자는 것은 어떤가.

“평소 불면증세가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같은 때에 좀 더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수면전문의가 우려하는 것이 잠 안온다고 해서 수면제로 해결하려는 마음자세다. 수면학회에서는 이미 ‘수면제는 불면증의 치료가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이유는 수면제는 하루의 사이클 중에서 잠을 자게 해주는 케미컬과 잠을 깨우는 케미컬의 밸런스를 맞추기 때문에 ‘하루살이 해결’이지 궁극적인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면제에 너무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일시적인 변화로 잠자는 것이 힘들다고 해서 수면제를 먹는 것은 더욱 바람직하지 않다.”

잠을 청하는 방법이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조급해 하지 않는 것이다. 받아들이는 마음자세다.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 다들 달라진 ‘한 시간’으로 인해 잠들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낮에 더 피곤한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잠을 잘 자게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작업이 중요하다. 일시적인 상태로 결국은 ‘지나가 해결될 것’임을 인정하라는 의미다. 그러면 좀 더 마음 여유가 생긴다. 수면은 마음자세와 연관이 깊다.”

잠 올 때까지 컴퓨터해도 되나.

“그건 안된다. 컴퓨터,TV, 아이패드로 드라마 보는 것 등을 하면 오히려 두뇌를 각성시키기 때문이다. 밤참도 원인의 하나인데 특히 매운 음식(떡볶기나 라면 등)은 자극성 때문에 수면을 방해한다. 잠 안온다고 담배나 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전혀 도움 안된다. 허기가 느껴져 잠이 안온다면 따스한 우유 한잔 정도가 좋다. 환경을 어둡게 하고 주변을 조용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내일 해야 할 일이 많아 꼭 잠을 자야 하는데’라는 강박감이 가장 안좋다. 가만히 누워있는 것 자체가 내 몸과 정신을 쉬게 하기 때문이다. 내일을 위한 에너지 충전이라는 생각을 하면 좀 마음이 느긋해진다.”

부족한 수면을 낮에 충족시키면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그렇지는 않다. 지금 문제는 새로워진 태양의 하루 사이클에 나의 몸의 시계를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태양이 떠 있는 동안은 나도 깨어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낮잠을 잔다거나 직장인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주말에 몰아서 늦잠자는 것은 태양시계의 적응에 역기능이다.”

수면부족이 신체 다른 부위에 영향이 없을까?

“지금처럼 일시적인 수면부족증은 신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며칠 잠을 못잤다고 해서 혈압이 갑자기 오른다거나 당수치가 높아지는 등의 드라마틱한 신체 증세는 없다는 뜻이다.”

김인순 기자

“이렇게 리듬을 찾아보세요”

▶서머타임으로 인해 잠을 못이룬다고 금방 수면제를 찾지 말 것. 오히려 잠 을 못잔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크게 부각시킬 뿐이다.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빨리 적응되는 방법은 아침에 태양광선을 되도록 일찍, 많이 쪼이는 것이다. 우리 몸은 아침에 태양광선에 노출된 후 15시간이 지난 후에 자고 싶어진다. 아침에 방안에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와서 아침 햇살 아래에 빨리 있을수록 그만큼 몸의 시계를 태양의 시계에 잘 맞추게 된다.

▶만일 서머타임이 시작된 지 한달 정도 지난 후에도 수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수면 전문의를 찾아와 원인을 빨리 찾을수록 건강한 수면습관으로 회복될 수 있다. 혼자서 수면제를 마음대로 먹는 것은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든다는 걸 거듭 강조.

▶수면부족은 면역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어 평소 약한 부분이 드러날 수 있다. 따라서 심한 스트레스가 온다거나 과로한 업무는 되도록이면 서머타임 적응 기간에는 조정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특히 잠이 덜 깬 아침에 중요한 사항에 대한 결정은 피한다. 웰빙 생활(건강식,적당한 운동,기쁨 마음자세 등)에 더욱 신경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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