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북한 간부와 이름 비슷하다고 송금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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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N의 한국 송금 중간 역할 하는 웰스파고서
재무부 경계리스트 내세워 수신인 상세정보 요구

 

지난 11일, 직장인 이모씨는 해외송금차 한인타운 올림픽과 후버의 BBCN은행을 찾았다. 이씨는 평소처럼 송금 신청서를 작성하고 200달러를 보냈다.

다음날 이씨는 BBCN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은행 측의 이야기는 이렇다.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규정에 따라 송금을 받는 수신인의 주소, 생년월일, 출생지, 여권번호 혹은 주민등록번호 정보가 필요하고, 정보 제공 없인 송금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씨는 황당했다. 수년간 송금을 해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송금 과정에서 중간역할을 맡고 있는 웰스파고 측에서 BBCN에 OFAC 규정을 내세워 송금 수신인 정보를 요청해 온 것이다. OFAC은 SDN 리스트(특별지정국민.Specially Designated Nationals)에 포함된 개인과 현금거래 등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씨의 돈을 받을 수신인 이름이 OFAC SDN 리스트에 올라 있는 북한 고위급 간부의 이름과 비슷해 웰스파고 측에서 송금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씨는 억울했다. 이름이 같은 것도 아니고 송금 신청서에 분명 한국으로 보내는 것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BBCN도 난감하다. 일반고객이 BBCN을 통해 한국에 송금을 할 경우 웰스파고를 거쳐야 한다. 웰스파고 측에서 금융당국 규정을 빌미로 제동을 걸면 최대한 협조를 해야한다는 것이 은행 측의 말이다. BBCN 관계자는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종종 발생한다”며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대해 BBCN의 고객 서비스가 프로답지 못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BBCN이 고객에게 추가 정보를 요청하기 전, 고객 편에 서서 웰스파고 측을 충분히 이해시킬 수도 있고 컴플레인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은행은 협약업체로 언제든지 협조가 가능하다.

이씨는 “SDN 리스트에 올라온 이름과도 다르고, 한국에 송금을 하는 것인데 추가정보 요청은 너무하다. 웰스파고 측의 과민대응이자 직원이 남북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며 “또, BBCN도 웰스파고와 잘 이야기해 이런 해프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가 직접 설명하기보다 BBCN이 설명하면 훨씬 쉽게 이해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송금 마감일이 정해져 있고 사업 관련 일이라면 송금 지체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우 기자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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