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해외축구]블래터 FIFA 회장, ‘깜짝 사임’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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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5선에 성공한 제프 블래터(79)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돌연 사임 의사를 전했다.

3일(한국시간) AP통신과 영국 BBC 등 복수 매체들에 따르면 블래터 회장은 이날 갑작스레 마련한 기자회견을 통해 “다가오는 임시 총회에 맞춰 회장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블래터 회장은 “나는 FIFA 회원들을 통해 제12대 회장으로 뽑혔지만 이번 회장 당선이 세계 모든 축구인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조직을 위해 재선거를 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블래터 회장의 선택은 최근 뇌물과 비리로 얼룩진 FIFA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FIFA 제12대 회장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달 27일 미국 수사당국의 요청을 받은 스위스 연방 경찰이 현 부회장 2명을 포함한 7명의 임원들을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그동안 1억 달러(약 1105억원) 규모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날 스위스 FIFA 본부에는 스위스 검찰이 들이 닥쳤다. 스위스 검찰은 2018·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고 보고 연맹 본부를 압수수색했다.

평소 ‘반(反)블래터’ 인사로 알려진 미셸 플라티니(60)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선거 하루 전날 직접 블래터 회장에게 후보자 사퇴를 요구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까지 나서 “이 같은 부패 의혹이 터진 후에도 블래터가 세계 축구 기관을 계속 떠맡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블래터 회장이 선거 후보자 자리를 반납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블래터 회장은 요지부동이었다. 부패 스캔들은 개인의 일탈 때문이라고 비난하면서 사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선거는 예정대로 지난달 30일 스위스 연맹 본부에서 진행됐고 블래터 회장은 경쟁자 알리 빈 알 후세인(40·요르단) FIFA 부회장을 제치고 오는 2019년까지 임기 연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 후보자로 출마했다가 중도 사퇴한 ‘포르투갈의 축구 전설’ 루이스 피구(43)는 선거결과에 대해 “오늘 FIFA는 졌다. 무엇보다 축구가 졌고 진짜 축구를 아끼는 모두가 패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블래터 회장은 분명히 부패한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몰랐다면 FIFA를 이끌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지난 2일에는 2010남아공월드컵이 FIFA 비리와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미국 수사당국에 따르면 한 FIFA 고위 간부가 총 1000만 달러(약 111억원)을 동원해 남아공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관여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해당 고위 간부로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을 지목했다. 지난 2007년부터 9년간 사무총장직을 수행해온 발케는 명실상부한 블래터 회장의 오른팔이다.

발케 사무총장은 부인하고 나섰지만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블래터 회장에게 패한 후세인 부회장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또 한 번 사퇴를 촉구했다.

블래터 회장도 이번에는 버티지 못했다. 결국 이날 사퇴의사를 표하고 새로운 선거를 위한 임시 총회 전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새 FIFA 회장 선거는 오는 12월과 내년 3월 사이에 치러질 전망이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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