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부모들도 예방접종 기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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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자폐증 발병 관련’ 잇단 보도 뒤 심해져
타운 초등학생 예방접종률 20%대 불과
‘예방주사 맞으면 자폐증 걸린다?’

어린이에게 예방 접종을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한인부모들 사이에서도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적지않은 부모들은 면역 예방주사가 비정상적인 것으로, 특히 예방 백신이 자폐증 발병과 연관이 있다고 믿고 있다.

가정주부 김연해(29·토런스) 씨는 “TV에서 예방주사 접종한 뒤 자폐증에 걸렸다는 얘기를 많이 봤다”면서 “너무 두려워서 우리 아이들에게 예방접종을 할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이영미(35·회사원) 씨도 “예방주사 한 번 잘못 맞고 자폐증에 걸려 평생 후회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자신의 2세 남아에게 아직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김재희(30·주부) 씨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것은 다른 아이에게도 전염병을 옮기겠다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접종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가주는 취학 연령 아동들의 예방접종을 의무화 하고 있지만 종교,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를 거부할 권리도 부여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자녀에게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부모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LA한인타운 지역 초등학교 재학생들의 예방접종 비율은 타지역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주보건부의 2014~15 학년도 초등학교별 예방접종 현황을 분석한 결과 타운 인근의 윌셔파크와 LA초등학교의 접종률은 각각 22.35%, 25.48%에 불과했다. 재학생 100명 중 70명 이상이 각종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채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얘기다.

연방보건국 보고서에 따르면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부모 가운데 10명 중 6명은 자폐증에 대한 걱정 때문에 접종을 미뤘다고 답했다.

예방주사를 접종하면 자녀들이 자폐증에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는 1998년 영국에서 발표된 한편의 논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는 홍역·풍진 등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 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했다.

논문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졌고, 소아 백신 접종률은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이후 백신과 자폐증 관련성에 대한 수십건의 연구가 이어졌지만 과학자들은 연관성을 전혀 찾지 못했다.

해묵은 논란이 뒤늦게 다시 불거지고 있는 데는 할리우드 여배우 제니 매카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매카시는 CNN 진행자 래리 킹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자신의 아들이 홍역 백신을 맞고 자폐증에 걸렸다고 공개한 뒤 예방접종 거부 운동의 ‘아이콘’이 됐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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