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늦다” 항의에 ‘매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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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지난 2월 플러싱 맥도널드 직원 한인 폭행 사건
본지 입수 CCTV 영상에 몽둥이질 장면 담겨
“한인 노인에게만 폭력 행사한 건 인종차별”
지난 2월 16일 오후 4시55쯤 플러싱 메인스트릿 39애브뉴에 있는 맥도널드 매장에서 제임스 김(가운데)씨를 향해 이 매장 루시 사자드 매니저가 5피트 길이의 빗자루 손잡이로 내리치는 장면이 촬영된 CCTV화면. [법무법인 김&배 제공]

지난 2월 플러싱 맥도널드 직원이 60대 한인을 폭행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 현장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본지 4월 14일자 A-1면>

폭행을 당한 제임스 김(62)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김&배는 퀸즈검찰청으로부터 사건이 발생한 플러싱 메인스트릿 40로드에 있는 맥도널드 매장의 CCTV영상을 입수해 28일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지난 2월 16일 오후 4시55분쯤 이 매장 매니저인 루시 사자드(50)가 5피트 길이의 빗자루 손잡이로 고객인 김씨의 손을 내리치는 폭행 장면 등이 담겨 있다.

배문경 김&배 대표 변호사는 “고객이 늦은 응대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직원이 폭행을 가한 것이 확인됐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법적 대응을 통해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50분부터 시작되는 CCTV 영상에서 김씨 등 많은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으나 주문을 받는 직원은 1명뿐이었다. 카운터 부근에는 3명의 직원이 더 있었으나 다른 업무를 하거나 서로 잡담을 할 뿐 고객 응대를 하지 않았다.

커피를 사기 위해 15분 가까이 줄을 섰던 김씨는 오후 4시53분쯤 “너무 오래 걸린다”는 항의를 했다. 이에 사자드 매니저가 손가락으로 매장 문 밖을 가리키며 김씨에게 나가라고 하는 모습 등이 영상에 포착됐다.

이 같은 응대에 놀란 김씨는 오후 4시55분부터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직원들의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사자드 매니저는 김씨를 향해 손을 휘두르며 전화기를 뺏으려고 했다. 그는 전화기를 뺏지 못하자 카운터 밖으로 나와 빗자루를 꺼내온 뒤 김씨의 손을 향해 힘껏 내리쳤다. 손을 얻어 맞은 김씨의 전화기는 바닥에 떨어져 파손됐다.

다른 직원들 역시 사자드 매니저의 행동을 방관했으며 폭행 후에도 김씨를 향해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일부 직원들은 폭행에 대해 항의하는 김씨를 보며 빈정거리는 웃음을 보였다.

이후 사자드 매니저는 신고를 받고 5시5분쯤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김씨는 사자드 매니저와 맥도널드 본사 및 뉴욕지사를 상대로 1000만 달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김&배 측은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퀸즈카운티법원에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다.

배문경 변호사는 “영상을 통해 어린 아이들도 매장 안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맥도널드는 가족을 위한 공간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어린이들이 보는 앞에서 폭력을 행사한 것은 더더욱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번 사건의 원인으로 상습적인 인종차별이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고객들도 오래 기다리는 것에 대해 항의를 했는데 유독 아시안 고객의 항의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며 폭행까지 저질렀다는 것이다. 배 변호사는 “사자드 매니저가 김씨를 향해 ‘너 같은 사람에게는 커피를 줄 수 없다’고 말하며 내쫓으려 한 점 등은 특정 인종에 대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배 변호사는 “이 사건 발생 2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플러싱의 다른 맥도널드 매장에서 너무 오래 앉아 있는다는 이유로 한인 노인들을 내쫓은 사건도 한인을 무시하는 풍조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맥도널드 측은 폭행을 가한 직원에게 어떠한 징계도 하지 않았으며 김씨에게 사과하지도 않았다. 고객과 특정 인종을 무시하는 이 같은 행위가 되풀이되지 않게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자드 매니저는 28일 현재 해당 매장에서 계속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서.서승재 기자
h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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