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 후유증’이 살인극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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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나서 어머니 살해한 아들
마약 복용…흥분 상태서 범행

사건 현장 아파트 현관문이 부서져 나무판자로 덧대져 있다.

지난 주말 가디나에서 발생한 모친 살해사건본지 2015년 4월21일 A-3면>을 수사중인 가디나 경찰국은 용의자 니콜라스 김(30)이 마약을 복용한 뒤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어머니 김소현(56)씨를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티브 프렌더캐스트 서전트는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체포 당시 용의자는 약에 취해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면서 “어머니가 사는 아파트를 찾아가 망치로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일 저녁 찾아간 가디나 아파트의 현관문은 부서져 나무판자로 덧대져 있었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숨진 김씨의 장남인 니콜라스는 이라크 참전 용사출신으로 심각한 전쟁 후유증에 시달려왔다.

숨진 김씨가 출석하던 성당 교우들은 20일 밤 가디나의 한 식당에서 기자와 만나 “김씨가 최근 수년간 아들 니콜라스의 정신병 때문에 매우 힘들어했다”고 최근 김씨 가정의 속사정을 전했다.

교우들에 따르면 니콜라스는 2000년대 후반 3년간 이라크로 파병갔다 돌아온 뒤 LA커뮤니티칼리지(LACC)에 다니며 대학 진학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 2011년부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증세가 갈수록 악화됐다. 한 지인은 “어느날부터 니콜라스가 ‘누군가 나를 죽이려고 한다’며 칼을 여러 개씩 갖고 다녔다”면서 “누가 음식을 주면 ‘음식에 독을 탔다’면서 먹지도 않았고, 주변사람들을 극도로 경계하며 폭력적으로 변해갔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니콜라스는 마약에도 손을 댔다. 정신병도 악화돼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

숨진 김씨는 지난해까지 니콜라스와 사건현장인 가디나 아파트에서 함께 살았다. 그러나 니콜라스의 구타가 시작됐고, 급기야 마약 운전으로 지난해 9월과 3월 2차례 체포되면서 더이상 혼자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성당 교우들은 “김씨가 힘들어해서 성당 식구들이 니콜라스를 돌보기로 했고, 6개월전부터 니콜라스는 성당에서 살았다”고 전했다. 한 교우는 “숨진 김씨는 아들이 무섭다고 피해다니기까지 했다”면서 “아마 니콜라스는 엄마가 자기를 피하는데 불만을 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숨진 김씨는 서울대학교 출신의 피아니스트로 최근까지 개인 레슨으로 생계를 꾸렸으며 성당에서는 반주자로도 활동해왔다. 한국에 있는 변호사 남편과 헤어진 뒤 20여 년간 홀로 두 아들을 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기사 3면 성당 교우들은 김씨의 시신이 유가족인 막내 아들에게 인계되는 대로 장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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