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빙 서류 다 가져와라” 차 워런티 수리 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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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구입자 불만
엔진 오일 교체 영수증 등
서류 준비 사실상 힘들어

차량 딜러측
신뢰할 수 없는 기록 제출
모든 고장 책임질 수 없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파워트레인 워런티가 실제로는 까다로운 증빙서류 요구 때문에 이용에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엔진 오일 교체를 위해 LA한인타운의 한 정비업소 주인이 엔진을 체크하는 모습. [중앙포토]

“10년, 10만 마일 파워트레인 워런티를 한다고요. 말만 그럴 듯하지, 실제 그런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주변에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신차 구입시 제공하는 파워트레인 워런티가 실제 제공받기에는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게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최근 LA한인타운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J모 사장은 사업체 배달용으로 구입한 현대차가 엔진 이상을 일으키자 딜러에 가져 갔지만 수리는커녕 골탕만 먹고 있다며 분해했다.

J 사장은 “새차를 구입한 지 3년 정도에 5만여 마일 밖에 안됐다. 그런데 엔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지난달 딜러숍에 가져갔다. 현대차의 경우 파워트레인 워런티가 10년, 10만 마일이라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차를 가져가니, 보증수리를 위한 서류를 갖춰오라고 하는데 서류를 준비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J사장은 “딜러 측에서 엔진 수리를 받기 위해서는 엔진 오일을 교환한 증빙서류를 떼오라고 했다”며 “신차 구입 후 3000마일마다 엔진 오일을 교체했지만 그때마다 영수증을 받아 두지는 못했다. 사실, 엔진 오일을 바꿀 때마다, 일일이 영수증을 받아두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자동차 제조사가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밖에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J 사장은 배달용 차량을 단골로 정비한 업소에 들러 그동안의 엔진 오일 교환 기록을 뒤졌고 간신히 딜러 측 요구를 채웠지만 수리에 대한 아무런 연락도 없다고 전했다.

J 사장의 주장에 대해 현대차 딜러에서는 소비자가 필요 의무를 다하지 안 해서 생긴 고장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파워트레인 워런티의 경우는 딜러 판단으로 결정하는 일도 아니라고 말했다. 현대차 딜러 측은 “J 사장의 경우, 고장 수리를 위해 처음 차를 가져왔을 때부터 엔진 관리가 잘 안 된데다, 엔진 오일 교환 기록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았다”며 “현대차 아메리카에 J사장 케이스를 알렸고, 추가 서류를 받아 재차 통보했지만 서비스 불가 판정이 났다”고 전했다.

현대차 서비스 파트 측은 “J 사장이 몇 번에 걸쳐 엔진 오일 교체 서류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그나마도 엔진 오일 교체 서류 중 마일리지가 다른 정비 서비스시 딜러에 있는 기록과도 큰 차이가 있는 등 신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딜러 측은 “얼마 전에는 잘못된 오일 필터를 쓴 고객이 워런티로 엔진 수리를 요청한 적도 있지만, 역시 거부됐다”며 “정품이 아닌 비품으로 인해 엔진에 이상이 생긴 것을 두고 무상수리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쳤다”고 말했다.

파워트레인은 엔진이나 트랜스미션으로 자동차의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고장이 잘 나는 부분도 아니지만 고장이 나면 수리비도 큰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증수리가 큰 혜택이기도 하다. 현대·기아차는 물론이고 도요타, 닛산, GM, 포드, 폴크스바겐 등 거의 모든 업체들이 5~10년, 7만~10만 마일이란 파워트레인 워런티를 제공한다.

하지만 제조업체의 워런티를 받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정비와 관련한 서류를 꼼꼼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 워런티를 받기 위해서는 업체가 인정하는 순정부품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조업체들은 차량 판매시 제공하는 사용자 매뉴얼에 ‘자동차 정비와 관련한 서류를 보관하고 있어야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표시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소비자들은 사용자 매뉴얼에 깨알같은 글씨를 써 넣는 것에 그치지 말고 제조업체나 딜러 측이 차량 판매시 워런티 조건과 서류 보관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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