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대상에 거래처 있나” 한인은행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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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LA다운타운 자바시장의 모습. 하루 전 ‘마약자금 돈세탁’ 수사를 위해 대규모 수색 작전이 벌어졌던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평온하다. 하지만 자바시장 관계자들과 한인 은행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수사 상황 전개를 지켜보고 있다. 김상진 기자

수상한 계좌활동 보고 의무

은행보안법 준수 여부 조사

무담보 론 등 대출 부실 우려

도미노 자금 경색 가능성도

LA다운타운 자바시장 ‘마약자금 돈 세탁’ 수사와 관련, 한인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각 은행들은 11일 수사 대상에 거래업체들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향후 파장을 가늠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전날 실시된 합동수사팀의 대규모 수색 대상은 70여 곳. 이 중 20여 개가 한인업체다.

은행들은 수사 대상이 된 한인업체 명단을 확인할 수 없어 수색이 실시된 10일 이후 업계 관계자들을 상대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거래처 연루 여부를 파악 중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11일 “아침 일찍부터 회의를 하고 조사 대상이 된 거래처가 있는지 확인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각 은행들은 자체 파악한 연루 업체 숫자와 수사당국에 의해 동결된 자바시장 업체 계좌 여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인데다 은행 규정상 공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도 11일 현재 조사 대상 업체 명단, 동결된 계좌 유무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인은행가에선 조사 대상 업체의 다수가 한인은행들의 고객일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거래처를 파악한 은행들은 이들 업체의 예금 과정에서 현금 및 외국과의 거래 보고 관련 법규인 ‘은행 보안법(BSA)’ 위반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에 나섰다. 은행들은 고객이 한 번에 1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예금할 경우 ‘수상한 계좌 활동’으로 연방국세청(IRS)에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BSA 위반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은행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BSA 위반으로 상당수 은행이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 때문에 한인은행들이 그간 수상한 계좌 활동을 즉시 알려주는 시스템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 업체 거래은행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계좌가 동결되고 이 상황이 장기화되면 거래업체들이 영업차질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심지어 1만 달러 이상 현금거래 미보고, 탈세 등의 혐의로 거래업주가 형사기소될 수도 있다. 거래업체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 부실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자금력이 달리는 업체의 경우, 대출 원리금 상환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심하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대출 부실화와 관련,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부동산 등의 담보가 없이 제공된 론이다. 기업대출(C&I론)이 대표적이다. C&I론은 주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업체에 제공되기 때문에 대출액 규모도 크다.

조사 대상 업체의 거래선인 한인 벤더들 역시 한인은행들의 고객이란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바시장에선 워낙 많은 업체가 직,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조사 대상이 된 업체들이 거래, 결제에 차질을 빚으면 이차적인 피해를 입는 곳이 생길 수 있다”며 수사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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