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되살리니 사람도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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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형 건물들은 충청남도 서천군의 멈춰진 개발 시계를 다시 돌아가게 한 국립생태원이다. 100만㎡ 부지 위에 한국 최대 규모로 조성된 생태원은 4900종의 동식물이 살 수 있도록 자연 그대로의 서식 환경을 복원했다. [서천군 제공]

25년 숙원사업 국립생태원
논과 방죽에 6년간 조성
축구장 92개 국내 최대 크기

동식물 4500여종 서식 재현
1년간 관광객 100만명 돌파
멈췄던 서천 발전 시계 깨워

충청남도 서해 남쪽 끝에 서천이 있다. 서천 중에서도 최남단 마을이 장항이다.

장항은 오랜 기간 논과 방죽이 전부였던 땅이었다. 1988년 노태우 정부는 장항에 산업단지를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금강을 끼고 이웃한 남쪽의 전라북도 군산에 번번이 밀렸다. 군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심화됐다. 주민들이 하나 둘 지역을 등지기 시작했다. 1970년대 15만에 달했던 서천군 인구는 2000년 반토막났다.

개발 숙원을 풀기 위해 나소열 전 군수가 나섰다. 서울로 올라가 단식 농성까지 벌였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독대 끝에 결국 개발 약속 이행을 받아냈다. 25년간 멈춰섰던 서천 발전의 시계를 깨운 것이 국립생태원 조성사업이었다. 환경 파괴로 무산됐던 산업단지 조성 대안으로 환경을 살리는 생태계 복원으로 방향을 재설정했다.

국내에서 유례 없던 역사가 2006년부터 시작됐다. 3370억의 예산을 들여 마서면 도삼리 일원 100만㎡ 부지에 6년간의 조성작업 끝에 국립생태원이 탄생했다. 축구장 92개 규모와 맞먹는다.

생태원에서 맞아준 홍보부 강형욱 과장은 “자연을 훼손만하는 다른 개발과 달리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실현한 건강한 지구의 미래상”이라고 표현했다.

동식물 4500종이 서식하는 생태원은 크게 내부 전시.체험 공간인 ‘에코리움’과 습지, 연못 등이 있는 외부 체험 지역으로 나뉜다.

에코리움은 미래 도시와 닮은 곡선미를 가진 생태원의 랜드마크다. 약 2만 2000㎡ 의 거대한 온실로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관 등 세계 5대 기후대로 나뉜다. 식물 4321종, 동물 221종 등의 서식환경을 최대한 현지에 가깝게 재현했다. 각 관람실은 천장에서부터 길게 내려온 줄 끝에 달린 센서로 기후대에 맞게 온도와 습도가 자동 조절된다. 열대관은 항상 섭씨 25도로 덥다. 1000평의 크기에도 의미를 심었다. 김주연 해설사는 “3초마다 1000여평의 열대우림이 사라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열대관에선 파노라마 수조부터 만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민물고기인 2m 길이의 피라루쿠를 비롯해 아마존의 레드테일 캣피시(1.8m), 나폴레옹 피시, 포식자 피라냐 등 다양한 물고기들이 산다.

이어 건조하고 겨울에도 섭씨 10도가 유지되는 사막관에서는 식물 458종 1527개체와 파충류 7종 30여 개체를 만날 수 있다.

지중해관에 심겨진 유칼리투스 나무는 왜 코알라가 잠만 자는지 설명해준다. 김 해설사는 “코알라의 주식인데 알콜성분이 있어서 졸음이 오게한다”고 말했다.

온대관은 한국의 제주도 곶자왈 지역을 재현했다. 특히 한국의 44%의 민물고기가 사는 한강의 서식환경이 전시되어 있다.

에코리움의 마지막 코스인 극지관내 대형수조에는 생태원의 마스코트인 전투펭귄과 턱끈펭귄들이 헤엄치고 있다.

생태원의 시스템도 친환경적이다. 지하 10m의 지열을 끌어올려 냉난방 에너지로 쓰고 온실 창틀 내부에 온수를 순환시켜 온도를 유지한다. 생태원 외부 공간은 하다람.금구리.나저어.고대륙 구역으로 구분된다. 노루가 뛰어놀고 오리들이 서식한다.

개장 이후 1년만인 지난해 12월27일까지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25년간 외면받았던 서천 경제 부활의 디딤돌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더 자주 올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지난 2월부터 생태원 후문에 맞닿은 장항역까지 관광열차가 운행된다. 세계 최초의 온돌열차다.

정구현 기자

■ 지명 유래: 금강을 사이에 두고

작은 냇물이 수려하다고 해서 서천

■ 위치: 충청남도 남서단

■ 면적: 358.00㎢(LA시의 27.4%)

■ 행정구분: 2읍 11면

■ 인구: 58,872 (2014년 현재)

■ 군수: 노박래(65, 초선 2014.07~)

■ 군정 목표: 행복한 군민, 희망찬 서천

■ 특산물 : 한산모시, 한산소곡주,

서천김, 서래야쌀, 광어, 도미,

쭈꾸미 등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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