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고교 졸업식은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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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등 행사·사진·반지…수천 달러 들기도
저소득층 자녀들 마음 상처도

세 자녀를 둔 싱글맘에 연소득 4만5000달러인 마리아 에스코바. 다른 부모들처럼 그녀도 막내딸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해주고 싶지만 현실에서의 비용은 만만치 않다.

우선 노스할리우드고교를 졸업하는 딸의 머리에 쓴 사각모와 가운, 프롬 티켓과 졸업반 파노라마 사진 촬영과 졸업 앨범 구입 패키지 비용만 450달러. 졸업생 인물사진 패키지가 400달러, 졸업 반지 300달러, 프롬 드레스와 신발에 각각 250달러와 65달러, 머리와 메이크업, 네일 손질에 220달러, 리무진 85달러, 졸업식을 끝내고 디즈니랜드에서 여는 저녁 파티 비용 120달러는 별도다. 이들 비용을 다 합치면 2225달러에 달한다.

랜초팔로스버디스 고교를 졸업하는 딸을 둔 존 카지 부부도 졸업과 관련해 지출한 돈만 1만5000달러에 달한다. 거액의 각종 졸업 파티 비용에 일본 와세다 대학 캠퍼스 투어를 위해 4000달러를 썼기 때문이다.

졸업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비싼 졸업 행사들로 인해 졸업식이 돈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반면에 입장료 등이 없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가정 자녀는 소득격차로 인해 생기는 마음의 상처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한 예로 이 기사는 졸업을 기념한다며 학교에서 진행하는 조찬 또는 만찬식, 피크닉이나 여행, 프롬파티 등의 각종 행사 참가비에 졸업후 진학할 대학 캠퍼스 투어비와 대입 지원서 수수료까지 더할 경우 각 졸업생 가정이 부담해야 할 비용만 최소 5000달러에서 최고 1만5000달러까지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 가정이 많은 일부 학교는 졸업생들의 졸업 파티 참가비 지원을 위해 별도의 기금모금 행사까지 벌인다.

이에 대해 에스코바는 “노동자 가정이 부담하기엔 너무 큰 금액이지만 막내딸인데다 아이들을 격려하고 싶은 마음에 지출했다”며 “졸업식 행사가 럭셔리하지만 그만큼 기억에 많이 남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시간당 9달러를 받고 수영장 구명대원으로 2년 동안 일하며 모은 돈 1500달러를 프롬 드레스와 파티 입장료, 꽃 장식비용과 대입 지원서 비용으로 지출한 아케이디아고교의 매킨지 웡(17)은 “부모에게 졸라 돈을 타 쓰는 것보다는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졸업을 즐기고 싶다”며 “비싼 졸업 행사보다는 기억에 남는 졸업 행사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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