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흑인사망에 ‘할리우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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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전국에서는 나흘째 시위
곳곳서 폭력시위·약탈도
미 전역에서 퍼거슨 마이클 브라운 판결을 비난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6일 북가주 버클리에서는 경찰에 진압에 맞선 시위대들이 도로에 누워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AP]

“흑인 사냥을 중지하라”, “미국에 더이상 정의는 없다”.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의 행렬 속에서 한 흑인 남성이 메가 폰을 들고 구호를 선창했다. 인종과 나이를 초월한 시위대 250여 명은 구호를 외치며 할리우드 거리를 장악했다. 시위에 참가한 일부 흑인 여대생들은 “피부 색이 검은 사람들도 총에 맞으면 백인처럼 붉은 피를 흘린다”며 감정에 복받쳐 울먹이기도 했다. 백인 시위자는 이들의 어깨를 감싸며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퍼거슨 마이클 브라운 사태와 뉴욕 에릭 가너 사태에 연루된 경관들의 불기소 판정에 반발한 시민들의 6일 할리우드 시위 현장의 모습이다.

이날 시위대는 낮 12시부터 할리우드 불러바드와 하일랜드 애비뉴 교차로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갑자기 도로 한복판으로 몰려든 시위대 때문에 일대 교통이 약 1시간 동안 마비되기도 했다.

이후 시위대는 오후 1시 30분부터 할리우드 불러바드 동쪽 방면을 따라 행진했다. LA경찰국(LAPD)은 순찰차 10여대와 헬기 2대, 모터사이클 10여대를 동원해 시위대를 통제했다.

시위대의 행진은 할리우드 관광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몇몇 관광객들은 현장 기념품 가게에서 검은 색 티셔츠를 구입해 바로 시위에 동참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미국을 방문한 이승헌(29)씨는 “뉴스에서만 보던 미국의 가장 뜨거운 이슈를 이렇게 직접 경험하게 돼 놀랍다”며 “경찰의 무분별한 공권력 남용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의 흑인 세리 브라운(23·여)씨는 관광객들 앞에서 LAPD 경관들을 가리키며 “미국에 더이상 정의는 없다. 내가 지금 조금이라도 눈에 띄는 행동을 하면 저들은 날 총으로 쏠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시위는 이날 저녁까지 계속해서 이어지다가 경찰의 해산 명령을 받고 끝이났다. LAPD는 이번 시위로 체포된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과잉 진압 문제 외에 인종 차별이란 민감한 사안이 걸려있어 앞으로도 시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시민자유연합(ALCU)의 스티브 캐런 변호사는 “뉴욕과 워싱턴 DC 등 동부 지역을 비롯해 미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경관들이 불기소 판정을 받은 만큼 시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하지만 정작 미 정부는 사태를 수습하려 하지 않고 있다. 흑인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나설 때”라고 말했다.

LAPD의 샐리 마데라 공보관은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지 않아야 한다. 계속해서 경계 태세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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