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이 부도 수표 발행”…얼굴·이름 전단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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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한인 체크캐싱 피해 업소

잡아도 처벌·보상 어려워

LA한인타운 웨스턴가의 한 송금 및 체크 캐싱 업소가 부도 수표 등을 사용한 한인들의 사진을 업소 유리벽에 게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업주는 “이들과는 거래 하지 말라는 의미와 소문이 무서우면 보상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LA한인타운에서 송금 및 체크 캐싱 업소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아이까지 데리고 온 부부에게 체크 캐싱 사기를 당했기 때문이다.

이씨에 따르면 부부는 발행자가 카드 서비스 회사로 되어있는 수표 2장의 체크 캐싱을 요구했다. 수표 2장의 총액은 2775달러. 하지만 부부가 건넨 2장의 수표는 모두 부도 수표였고 연락처와 주소도 모두 허위였다.

이씨는 “처음 온 고객이고 수표도 의심스러워 받지 않으려 했지만 한인인데다 애까지 데리고 와서 믿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결국 이씨는 업소 유리창에 부부의 얼굴 사진과 이름을 적은 전단을 붙였다. 또 부도수표로 체크 캐싱을 한 다른 한인 4명의 사진도 함께 게시됐다.

이씨는 “이렇게 얼굴을 공개하니 3명 중 1명 꼴로 자진해서 연락을 하고 보상을 하더라. 한인들이 워낙 많이 드나드는 상가라 금방 소문이 퍼지는 것 같다”며 “15년 동안 업소를 운영하며 100여 명에게 피해를 당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고안해 낸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인 체크 캐싱 서비스 업체들이 여전히 부도 수표 사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불경기가 길어지면서 체크 캐싱 사기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LA카운티 검찰이 수표사기수사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처벌과 보상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부도수표 이용자의 신원이 확인됐을 경우 민사재판이나 소액재판 청구 방법도 있지만 승소해도 보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4가와 웨스턴 애비뉴 교차로에서 현금 서비스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강모씨는 “부도 수표를 들고 오는 고객이 1주에 평균 1~2건 정도는 된다”며 “피해를 막기 위해 아예 잘 아는 고객이 아니면 체크 캐싱을 해 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강씨는 업체마다 많은 피해를 보고서야 나름의 대응책을 꾸리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형법 전문 데이비드 백 변호사는 “여러 사례를 겪어 봤지만 검찰을 통해 처벌하기는 어렵다”며 “부도수표인 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체크 캐싱을 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를 밝히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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