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 대부분 5년 안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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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최대폭 감소…모바일 뱅킹 확산에 부정적 시각 확산

 

다이볼드사의 미래형 은행지점. 모니터를 늘리고 직원수는 줄였다.

“금융은 앞으로 10년 동안 변화가 가장 큰 산업이 될 것이며 2020년 이전에 은행 지점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전지구적 과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비영리기관인 싱귤래리티 유니버서티는 지난 2일 뉴욕에서 금융부문 콘퍼런스인 ‘엑스퍼낸셜 파이낸스’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싱귤래리티 유니버서티의 공동설립자인 피터 다이어맨디스는 은행 지점의 미래에 대해 비관론을 내놓았다.

모바일 뱅킹 앱 개발사인 모벤의 창업자 브레트 킹은 향후 10년 간 은행이 겪을 변화는 지난 300년의 총합보다 극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0년을 돌아볼 때 은행 텔러는 21세기의 전신교환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은행지점은 줄고 있다. 2009년 9만9544개로 정점에 섰던 은행지점은 감소를 거듭해 지난해 9만4721개를 거쳐 올해 8만6000개까지 줄었다.그래프1 참조>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지점 폐쇄는 역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그래프2 참조>

뱅크모바일 앱 소유사인 커스터머스 뱅콥의 제이 시두 회장은 은행지점이 향후 3~5년 사이에 계속 줄겠지만 7만5000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에 대해 시두 회장은 소비자들의 요구보다는 “은행들이 변화를 이해하지 못 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은행은 (필름회사) 코닥과 같다”고 비판했다.

반론도 있다.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시작된 지점 감소는 인수합병과 은행 자체가 줄어든 결과라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2009년 초 6978개였던 은행수는 2014년 중반 5693개로 줄었다. 은행이 18.4%나 감소하면서 지점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금융분석가인 딕 보브는 지점의 종말이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은 예금 유치에 나설 것이다. 그에 따른 수익이 증가하면 오히려 지점이 늘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뱅킹 시대에 지점 감소는 현실이다. 은행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셀렌트의 2014년 2월 조사에서 은행의 90%는 앞으로 5년 동안 최소한 지점의 10%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복수 답변의 결과 지점의 25% 이상이 없어질 것으로 답변한 은행도 45%나 됐다.

금융기관의 전자상거래 전문 컨설팅 기관인 재벌린 스트래터지 앤드 리서치가 2014년 2월 조사에 따르면 이전 12개월 사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이용해 계좌를 열려고 시도했던 이들은 8850만 명이었다.

컨설팅 회사 앨릭스파트너스가 실시한 2014년 설문조사에서 2013년 3분기 현재 18~25세의 82%가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이들 중 61%가 모바일 뱅킹을 하고 있었다. 모바일 뱅킹이 젊은층에 국한되지도 않았다. X세대의 60%와 베이비붐 세대 30%가 모바일 뱅킹을 하고 있었다.

최근 골드먼삭스의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의 33%는 5년 이내에 은행이 필요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컨설팅회사 액센추어는 밀레니엄 세대의 40%가 지점에 가지 않고 은행을 이용할 것으로 봤다. 그만큼 은행 지점의 미래가 어두운 것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뱅킹으로의 대전환이 이미 시작됐다. 은행지점이 비디오 가게처럼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감소추세 또한 되돌릴 수 없음은 핀테크(FinTech)에서도 찾을 수 있다.그래프3 참조> 금융의 파이낸셜과 기술의 테크닉을 합한 핀테크는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모바일 결제와 송금, 개인자산관리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산업이다. 핀테크 스타트업 회사는 현재 미국에만 8000곳이 있다. 또 전세계에서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2008년 9억 달러에서 2013년 30억 달러로 급증했다. 액센추어는 투자액이 2018까지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뱅킹 앱 개발사인 모벤의 브레트 킹 창업자는 2025년이 되면 세계 최대 은행은 테크놀러지 회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80, 90년대 지점을 인수해 성장했던 은행들은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IT업체가 은행업으로 진출하며 지점을 대체하는 현상은 특히 나이지리아에서 두드러진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지만 은행계좌를 갖고 있는 이들은 인구의 20%에 불과하다. 모바일 뱅킹 회사인 파가는 이에 착안해 은행 계좌 없이도 송금과 입금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3년 이용자는 약 140만 명으로 분당 평균 15건의 거래건수를 보였다.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지점은 디지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씨티뱅크와 체이스은행 등이 사람은 줄이고 모니터를 늘린 지점을 신설하며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 테크놀러지 전문가들은 이조차도 시간과 돈의 낭비라고 진단한다.

커스터머스 뱅콥의 시두 회장은 여전히 커뮤니티를 지리적인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은행의 최대 실수로 꼽았다. 시두 회장은 “매디슨 애버뉴 여섯 블록을 걷는데 은행 지점이 20개였다. 렌트비만 3000만 달러다. 지점마다 모니터를 설치했더라. 고객들의 주머니에 모니터가 있는데도. 2010년에 지은 (미래형) 지점도 내겐 1960년대 은행으로 보였다”고 비판했다.

모벤의 브레트 킹 창업자는 많은 은행들이 지점에 큰 돈을 쓰면서 애플 스토어처럼 만들면 고객들이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이건 디자인 문제가 아니다. 고객들은 지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2020년까지 전례없이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은행 일을 볼 것이다. 바로 5년 뒤의 일이다.”

안유회 기자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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