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한국 참전 기념비

0

6.25. 오늘이 6.25 전쟁 발생 벌써 66주년. 나는 6.25를 겪지 않은 세대여서 6.25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단지 부모님으로부터 6.25때 고향 전주에서 외가가 있는 산골로 피란 가고, 북한군이 퇴각하면서 시내 유지들을 잡은 후 처형했는데 아버지는 숨는 바람에 무사했다는 등 이야기만 들었다.

아버지의 유일한 남동생도 북한에 끌려가 생사를 모른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있었다.

자료를 보니 북한군은 연합군의 서울 탈환 전 1950년 9월 26일,27일 전주형무소에 수감되었던 우익인사 500여 명을 곡괭이와 삽 등으로 무참히 학살했다고 한다. 아마 아버지가 위기를 넘겼다는 이야기가 이 학살과 관련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실제로 어렸을 때 산에서 공산군들이 시민들을 몰아넣고 처형했다는 커다란 웅덩이도 보았고 집 뒷산에 파놓았던 커다란 방공호도 보았다. 66주년을 맞아 이같은 동족상잔의 참극이 영원히 조국에 다시는 없도록 기원한다.

이제 고향을 떠나 평화로운 시애틀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 워싱턴주에도 한국 참전 기념비가 몇 곳에 있어 6.25를 상기시키고 있다.

해마다 한인사회가 기념식을 하는 올림피아 한국 참전 기념비와 함께 내가 살고 있는 린우드 베테랑 공원에도 조그만 한국전 기념비가 있는 것을 언젠가 우연히 발견했다.

미국 서북 대륙 끝자락인 니에 베이 가는 도로에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 하이웨이’ 라고 쓰인 사인판이 몇 곳에 있는 것도 보았다.

워싱턴주에서도 6.25 전쟁에 12만2000명의 군인이 참전했고 528명이 전사했다. 528명의 이름이 새겨진 올림피아 기념비는 워싱턴 주의회에서 1989년 승인되었고 당시 타코마 박남표 장군 등 한인사회가 한 마음 된 모금 운동 등으로 1993년 7월2일 제막되었다.

전쟁에 지친 3명의 미군이 총을 내려놓은 채 우비를 입고 웅크리며 모닥불을 쬐고 있는 이 동상 기념비는 군인을 영웅시 한다거나 전쟁의 승리가 아니라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 추구 이미지를 주고 있다.

린우드 기념비는 한국전 참전 용사인 할아버지를 둔 아트 윈톤(16) 고교생이 베테랑 공원에 한국전 기념비가 없는 것을 보고 추진해 2014년 6월 제막되었다.

평소 도서관에 갈 때 그냥 지나쳤던 곳이지만 이 글을 쓰기 전 다시 기념비를 찾아가 자세히 살펴보았다.

“린우드 시민들은 한국전 참전 모든 남녀들에게 깊은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 그들은 정복이나 개인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그곳에 갔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같은 미국 내 한국전 기념비를 대할 때마다 이 먼 미국 땅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당시에 전혀 알지도 못했던 나라,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파병되었고 그곳에서 피 흘려 숨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저절로 고개가 숙여져 숙연해지며 감사한 마음과 함께 한국을 지켜준 미국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 덕분에 이제 한국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한미 관계가 혈맹이 되었으며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까지 미 주류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벌써 6.25 66주년. 이제 6.25를 겪은 세대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조국의 평화 통일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전쟁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이 미국 땅에서 조국의 자유를 위해 피 흘린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받들어 조국 평화 통일과 한미 관계 강화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한국전이 영원히 잊히지 않도록 우리 부모님이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줬던 것처럼 우리 자녀들에게 6.25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알게 하고 제 2의 6.25가 영원히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시 한번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 미국에 진심으로 감사한다.(이동근 편집국장)

 

11

린우드 시티센터 도서관 앞에 위치한 베테랑 공원에 세워져 있는 작은 한국전 참전 기념비. 이곳에는 월남전쟁 등 기념비가 있으나 한국전 기념비가 없는 것을 보고 한국참전 용사 할아버지를 둔 아트 윈톤(16) 고교생이 추진해 2014년 6월 제막되었다.
한국 지도와 함께 왼쪽에 한국은 미국에 감사를 전한다는 한글도 보인다.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