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돌봐야 할 ‘관심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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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김용현·한민족평화연구소장

휴전선 총기 난사사건의 탈영병이 잡혀서 다행이기는 하나 이 사건은 오늘날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단면을 읽게 해준다. 동부전선 최전방에서 여러 명의 동료를 사망과 부상에 이르게 한 임모 병장은 우리에게는 생경한 이름의 ‘관심병사’였다고 한다. 관심병사라는 용어가 관심을 끈다.

관심병사란 신체검사를 통과했지만 정신적 사유로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관찰이 필요한 병사라는 뜻으로, 정도에 따라 다시 A급과 B급, C급으로 나뉘어진다고 한다. 관심 A급이면 최전방에 배치하지 않는데 임모 병장의 경우는 원래 A급이었다가 B급이 되면서 전방 근무를 시켰다고 한다.

현재 전체 군인의 20%가 관심병사인데 그 가운데 A급만도 13.6%에 해당하는 1만7000명이나 된다고 한다. 군대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젊은이들의 건강상태가 나쁜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남북분단의 벽을 허물지 못해 아름다워야 할 청년시절을 그토록 불안하게 지내야 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

한국사회는 저출산의 여파로 자녀가 하나밖에 없는 가정이 많은데다 남자아이들도 나약한 성품으로 자라기 때문에 힘든 생활을 이겨내려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과 결손가정마저 증가하는 바람에 정신적으로 공동생활의 부적격자는 더욱 늘어 날 전망이라고 한다.

하기야 ‘관심’을 보여야 할 사람들이 어디 군대에만 있겠는가. 제자 글을 베껴 쓰고 돈까지 받아 먹어 교단에 서서는 안 될 ‘관심 교수들’, 가볍고 품격 없는 글을 쓰거나 말을 했다가 불리해지면 오해라며 변명하기에 급급한 ‘관심 언론인들’, 그런 사람들을 용케도 골라 고위직에 쓰려는 ‘관심위정자들’ 등등.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나라를 다시 세우겠다며 철석같은 다짐을 한 지 얼마 되었다고, 고집불통으로 인사는 계속 실패하고 유병언은 놓치고 세월호 실종자는 아직도 다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그렇게 국민을 불안하고 피곤하게 만들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우리 이민사회에도 어려움은 있다.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여기까지 오기는 했지만 미국사회 자체의 구조적 모순으로 이민자들이 겪는 고통은 매우 크다. 시장의 대형화는 갈수록 심해져 이민자들의 소규모 비즈니스는 사양길에 들어선 지 오래고, 공교육은 무너지고, 형식적인 총기규제로 강력사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단기취업비자나 학생비자로 머물러 있으면서 이제나 저제나 연방의회에서 이민개혁법안이 통과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체류신분 미비자들, 부부갈등과 자녀의 탈선으로 가정은 해체되고 이민생활의 스트레스를 한 몸에 끌어안고 사는 불운의 사람들, 그리고 또 자녀들의 발길이 나날이 뜸해지는 걸 보면서 외로움에 눈물짓는 노인아파트의 병약한 부모님들….

그들은 이민사회가 함께 돌봐야 할 ‘관심 이민자들’이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헌신해야 할 사람들 가운데 간혹 개인의 영달을 위해 양지만을 좇는 경우가 있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지만 그래도’관심 이민자들’을 내 몸같이 보살펴주는 많은 사람들과 크고 작은 공동체들이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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