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품 같은’ 세계적 건축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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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건축 전문지 ‘AD’ 2013 ~2014년 선 보인 건물 중 선정

과학 문명의 발달로 사회가 정서적 피폐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현대인이 누리는 혜택도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 보자면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치며 지구를 대상으로 작품 활동을 펼치는 대지 예술가, 즉 랜드 아트(Land Art)나 어스 아트(Earth Art)를 창출하는 작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땅과 바다, 강과 산, 사막이나 협곡 등을 캔버스 삼아 창작 활동을 하며 자연을 찾는 사람들에게 뮤지엄 방문 이상의 기쁨을 준다. 또 하나, 현대인이 정서 상실의 대가로 받은 문화적 혜택이라면 바로 건축물이 예술 작품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삭막한 사회에서 일탈을 꿈꾸며 자연으로의 회귀를 염원하는 현대인에게 행복감을 안겨 주기 위해 조각 작품 같은 예술 건물을 짓는 건축가들이 늘고 있다.

이들 건축가들은 황망한 도시 가운데, 혹은 자연을 파괴당해 상처입은 강 위에 아름다운 건축물을 우뚝 세우고 현대인들에게 자연의 바람인 듯 숨이 트이는 기쁨을 맛보게 한다.

이 건축물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박스 형태의 기존 건축 콘셉을 깬 자유롭게 선과 면이 배치된 예술적 디자인이다. 태양열과 빛을 충분히 이용한다는 것과 자연과의 교감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는 것도 이들 건축물의 공통점으로 손꼽을 수 있다.

LA 다운타운의 꽃으로 불리는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을 지은 프랭크 게리는 청중이 홀의 어느 곳에 섰을 때라도 숲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기를 원한다. 그가 건물 속의 기둥 모양을 나무 형태로 짓고 카펫과 의자에 나뭇잎 문양을 활용한 것도 자연을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다.

엘리자베스 딜러는 사우스 보스턴 항구에 뮤지엄(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Boston)을 설계하며 자료 조사실 바닥을 물 위로 연장하는 모험을 시도했다. 이곳에서 컴퓨터를 켜고 자료를 찾는 사람들은 바다를 항해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의 무모함은 오히려 이 뮤지엄 최대 매력이 됐다

LA의 원로 건축가 손학식씨는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건축물이 늘고 있는 현상을 매우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본다. “삭막한 도시가 현대인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정서적 회유”라는 풀이다.

그러나 이처럼 아름다운 건축물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안전성에 대한 검증된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의 건축물 중에는 외형 치중이 지나쳐 괴물체 처럼 보일 뿐 아니라 ‘얼마나 버틸까’ 걱정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건축 전문지 ‘아키텍추럴 다이제스트'(Architectural Digest:AD)는 최근호에 조각 작품 같은 세계적 건축물 8곳을 소개하며 이들을 예측을 불허하는 눈부신 ‘전위 예술품’으로 표현했다.

AD가 선정한 건축물들은 2013년과 2014년에 선보인 건물들로 이 가운데는 지난해 오픈한 서울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런던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오픈 당시 ‘너무 튄다’는 부정적 견해도 있었으나 곧 건축 명소로 이름이 나며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유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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