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이용재·이정협 … 슈틸리케 눈은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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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UAE 평가전 3-0 승리
새로 합류한 염기훈·이용재 연속골
원조 신데렐라 이정협도 쐐기골

 

슈틸리케 감독은 직접 발굴한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해 완승을 거뒀다. 염기훈(사진 3)은 왼발 프리킥 골, 이용재(사진 1)는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이정협(사진 2)도 쐐기골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샤 알람=뉴시스]

슈틸리케
슈틸리케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에 와서 새롭게 얻은 별명은 ‘다산 슈틸리케’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 당시 실용적인 축구로 연승을 거두자 축구팬들이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약용의 호를 따 붙여준 별명이었다. 5개월이 지난 6월 슈틸리케 감독의 실학 축구는 한 단계 더 진화했다. 11일 말레이시아 샤 알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 평가전.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군사훈련 등으로 빠진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은 염기훈(32·수원)과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이정협(24·상주)이 잇따라 골을 터뜨린 끝에 UAE를 3-0으로 완파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첫 관문인 미얀마와 2차예선 첫 경기(16일)를 앞둔 대표팀은 최정예 멤버가 아니었다. 주장을 맡았던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무릎 부상으로 빠졌고, 박주호(28)·구자철(26·이상 마인츠)·김보경(26)은 4주 기초 군사 훈련에 들어가 합류하지 못했다. 여기에 김기희(26·전북)와 임채민(25·성남)은 소집 당일이었던 8일 부상 때문에 빠져 급히 주세종(25·부산)과 임창우(23·울산)로 교체됐다.

UAE전과 미얀마전에 출전할 선수 23명 명단 중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가 7명이나 됐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핑계를 대지 않겠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새로운 선수를 과감히 기용하고, 여러가지 전략을 테스트했다.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릴 동아시안컵, 9월 이후에 열릴 러시아 월드컵 예선을 대비해 선수층을 넓히겠다는 구상도 한 몫했다.

새로운 피의 기용은 대표팀에도 건전한 긴장감을 가져다줬다. 공격수 이정협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UAE전 선발 명단에 A매치 경험이 없는 이용재·정우영(26·빗셀 고베)을 기용했다. 둘의 대표팀 발탁에 비판적인 시선이 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적어도 내 앞에서는 좋은 몸놀림을 선보였다”며 믿음을 줬다. 또 왼발의 마법사 염기훈과 A매치 경험이 적은 이재성(23·전북)·정동호(25·울산)도 과감하게 선발 기용했다.

염기훈을 비롯한 슈틸리케의 아이들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염기훈은 절묘한 왼발 프리킥으로 전반 44분 선제골을 넣어 7년 4개월 만에 A매치 골을 기록했다. 이용재는 후반 15분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전반에 공격형 미드필더, 후반에 오른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이재성은 지치지 않는 플레이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해냈고, 기성용을 대신해 나선 정우영은 상대 키 플레이어 오마르 압둘라흐만(24·알 아인)을 꽁꽁 묶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에도 A매치 경험이 없는 이주용(23·전북)·주세종 등을 기용해 테스트를 했다. 또 이정협을 후반 중반 투입해 경기 막판 쐐기골까지 뽑아냈다.

강수일,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으로 하차=한편 대표팀 공격수 강수일(28·제주)은 지난달 실시한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도핑테스트 결과 A샘플 양성 판정을 받아 11일 대표팀에서 곧바로 하차했다. 상시금지약물인 메틸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일은 샘플 채취 당시 안면 부위에 일정 기간 발모제 연고를 바른 사실을 신고했다. 해당 연고를 바르면 체내에 생성되는 메틸테스토스테론은 인체에서 자연 합성될 수 없는 호르몬이다. 극소량이라도 검출되면 무조건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된다.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는 해당 협회와 산하 클럽의 모든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강수일은 곧바로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징계 규정은 도핑테스트 1차 위반 시 15경기 출장정지, 2차 위반 시 1년간 출장정지, 3차 위반 시 리그에서 영구 제명된다. KADA의 도핑테스트 양성 판정으로 강수일은 사실상 올 시즌을 접게 됐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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