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미운’ 비행기 값…유가 하락 불구 항공권 가격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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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지난 12개월 유류 절감비 16억 달러
역대 최고 탑승률 “인하할 이유 없다”
원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항공권 가격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륙에 앞서 급유 및 정비를 받고 있는 US에어워이즈 여객기.

지난주 OPEC의 산유량 유지 결정 발표에 따라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내 항공권 가격은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오르고 있다.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달 28일 66.15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6월과 비교해 38% 하락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9월 기준으로 지난 12개월 동안 항공유류비용으로 16억 달러를 절약하면서 올 3분기까지 5.7%의 이윤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개월 동안 총 162억 갤런을 소비한 국내 항공사들은 갤런당 3.07달러였던 항공유를 10센트 떨어진 2.97달러에 구매함으로써 16억 달러를 절약하게 됐다. 더욱이 항공유는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유나이티드항공은 올 4분기 갤런당 평균 2.76-2.81달러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총 7억5300만 명의 승객을 실어 나른 국내 항공사들은 승객당 논스톱 왕복노선에서 승객당 4.30달러, 환승노선에서 8.60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최근 수년간 좌석 부족으로 인해 역대 최고 탑승률인 85.1%를 나타내며 항상 만석을 기록하고 있어 가격을 내려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행기 구매를 비롯해 공항, 정비 등 재투자 등에 상당한 비용을 소비하고 있어 가격인하보다는 오히려 인상까지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국내 항공사 입장에서 보면 항공사 운영비의 34%가 유류비인 반면 나머지 대부분이 비유류 운영비인데다가 예약시스템이나 마케팅 비용은 추가되기 때문에 항공유 인하로 얻는 이윤만으로는 항공권 가격 하락까지 이어지기 어렵다는 항변이다.

또한 지난 5년간 세계 각국 항공사가 보잉과 에어버스에 주문한 신형 비행기가 총 1만 대를 넘을 정도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면서 항공사들이 지불해야 하는 대금이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점도 티켓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참고로 같은 기간 국내 항공권 평균가격은 이전보다 3.5%가 오른 372.21달러로 세금과 수수료 56달러가 추가된다.

유류비가 운영비의 40%로 알려진 국적항공사의 경우에는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항공유의 일정량을 선물구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항공권 가격 인하로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관계자는 “특히 미주노선의 경우 한국과 달리 유류할증료 변동분까지 고려해 티켓가격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고유가 시기에도 반영을 못하는 등 유가에 영향없이 일정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항공사들이 A380 운영 등으로 공급석이 늘어나면서 승객유치 경쟁이 치열해져 항공권 가격이 오히려 비수기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00-150달러 정도 내려간 상황”이라고 밝혔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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