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안젤리나 졸리를 북한인권대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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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0, 조지 W 부시 연구소, 연세대 휴먼리버티센터(Human Liberty Center),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북한 인권: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는 이름의 공개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목적은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1주년을 맞아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의 진척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었다.

2014년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주요 당사자들은 2015년에 북한 인권 운동의 추진력이 약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특히 한 가지 위험이 감지됐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협상이 재개되거나 남북한 관계에 진전이 있으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5월에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하기만 해도 각국 정부와 언론은 인권 문제로부터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17일 모임의 합의는 다음과 같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지만 더 이상 인권 이슈가 제로섬 거래의 희생양이 돼 소홀히 다뤄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인권 개선을 동반하지 않는 북한 비핵화 외교는 믿을 수 없다는 게 중론이었다. 북한은 전략적 결단으로 국제규범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예 노동, 정치범 수용소, 인권 유린을 금지하는 유엔헌장을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회의에는 유엔 COI의 멤버들, 로버트 킹 미국 인권 특사, 이정훈 한국 외교부 인권대사, 커트 캠벨 등 세계 문제 전문가가 참석했다. 이틀간 개최된 회의가 많은 주제를 다뤘지만 특히 두 가지가 주목할 만했다. 첫째, 상당수 전문가와 관료가 인권 문제를 두고 북한과 직접 접촉하자고 제안했다.

접촉의 형식과 무관하게 일차적 목표는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의료, 어린이 영양 상태 개선 등과 관련된)과 인권 사이에 겹치는 부분을 찾는 것이다. COI의 마이클 커비 위원장은 인권보고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 측과 만날 수 있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둘째, 회의 참가자들은 북한 인권 문제의 공론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조지 W 부시 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COI 보고서를 알고 있는 미국인은 소수였다. 한국에서는 국내 정치의 맥락이 북한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한 지지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가 결코 복잡한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는 한 가지 방법은 북한 인권 개선이라는 대의를 상징하는 인물을 찾는 것이다. 깨끗한 식수를 위해 배우 맷 데이먼이, 수단 문제를 위해 조지 클루니가 나서고 있다.

북한 인권 문제에 인지도가 높은 대변자가 생긴다면 사람들이 대북 인권 정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기금을 모으는 것도 더 쉬울 것이다.

북·중 국경 지역 탈북자 문제의 경우 유엔난민기구 대사인 안젤리나 졸리가 적임자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탈북자 문제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금전적 이익이 막대한 중국 시장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한 가지 있다. 중국 사람도 북한 내 인권 유린의 실상에 대해 알게 되면 미국인이나 한국인 못지않게 감정이 이입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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