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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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예수님을 싫어해?” 시애틀에 본사가 있는 스타벅스의 연말용 특별 컵에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컵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나 눈송이, 순록이 그려져 있었는데 올해는 아예 크리스마스 상징 이미지를 전혀 넣지 않고 스타벅스 로고 와 함께 컵 전체를 온통 빨간색으로 만들었다.

그러자 애리조나 주 한 목사가 페이스북에 “스타벅스가 예수님을 싫어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디자인을 제외했다”는 동영상을 올렸다. 조회 수가 1200만 건이 넘고 기독교인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마저 스타벅스 불매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타벅스 측은 “단순하게 컵을 제작한 이유는 소비자의 창의성으로 컵 디자인을 채우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크리스마스 이미지를 삭제한 것은 혹이나 현재 미국에서 일고 있는 반기독교 풍조를 고려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컵을 만들었다가 특정 종교를 지지한다고 다른 종교인들이나 무신론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을 염려하지 않았을까?

최근에도 브레머튼 고교 풋볼 코치인 조 케네디가 경기 후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공개기도  를 하다 교육구로부터 정직을 당했다. 교육구는 “교육구가 특정 종교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징계했다. 워싱턴주는 공립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특정 종교를 옹호하는 행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미 크리스마스만 되면 이를 제지하려는 많은 일들을 겪었다. 워싱턴주청사에 설치했던 아기 예수 탄생 장식은 전시도 못하게 하는가하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할러데이 트리라고 부르게 했다. 공무원들도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할러데이”로 인사를 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 해가 갈수록 크리스마스의 당초 목적이 흐려지고 있어 안타깝다. 나의 경우 크리스마스 하면 믿지 않았던 어린 시절부터 성탄카드에서 본것처럼 예수님이 마구간에서 태어난 모습부터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가운데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보따리를 들고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굴뚝으로 들어와 잠자는 어린이들의 양말에 선물을 주는 것을 생각했다.

믿지 않은 부모님도 산타 할아버지 대신 양말에 선물을 넣어 주었고 친구끼리 서로 성탄 카드와 선물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연말의 풍습이 되었다.

어렸을 적부터 그려왔고 기대했으며 보아왔던 크리스마스 이미지들이 이제 스타벅스 컵처럼 사라지고 있으니 안타깝다. 스타벅스는 반기독교인들의 비난을 염려해 그런 디자인을 했는지 모르지만 침묵하고 있는 더 많은 기독교인들이 있고 미국은 청교도들이 세운 국가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30년전 이민 왔을 때만 해도 시애틀은 한국과 달리 크리스마스 때면 동네 마다 수많은 아름다운 전등으로 장식한 집들이 많아 구경을 가기도 했는데 항상 예수 탄생 구유, 성탄 트리, 산타 할아버지, 사슴 장식은 빠지지 않았다. 이같은 아름다운 겨울 밤 풍경이 이제 미국에서 사라질까 우려된다.

크리스마스 때면 미국은 상가마다 크리스마스 트리 등 각종 성탄 장식과 캐롤송으로 연중 가장 많은 고객들을 끌어 모은다. 스타벅스가 이와 정반대로 크리스마스 이미지들을 다 지운 것은 반기독교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마이너스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이같은 고객들의 불신을 불식시키려면 앞으로 스타벅스 매장마다 캐롤송이 흘러나오고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 등으로 힘껏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시켜야 한다.(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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