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쉴 수 없다” 호소에도 목 조르고 머리 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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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에릭 가너 사건 발생서 불기소 결정까지
한인업소 앞서 낱개 담배 팔다 적발
경범 체포에 경관 4~5명이 달려들어
금지된 ‘목 조르기’ 사용 보고 누락
뉴욕 경찰의 지난 7월 에릭 가너 체포 당시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 갭처.

‘에릭 가너 사건’의 발단은 낱개 담배 때문이었다.

숨진 에릭 가너(43)는 사건이 일어난 지난 7월 17일 스태튼아일랜드 베이스트릿의 한인 뷰티서플라이 업소 앞에서 불법 낱개 담배를 판다는 혐의로 경찰의 단속을 받고 있었다.

경찰은 가너에게 체포에 응할 것을 요구했지만 가너는 불응하며 담배를 판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찰이 물리적으로 강제 연행을 시도했다. 낱개 담배 판매 혐의의 ‘잡범’을 잡기 위해 경찰관 4~5명이 달려들어 목을 조르고 바닥에 넘어트린 뒤 머리를 발로 밟고 손목에 수갑을 채우다 피의자가 사망했다.

천식 환자였던 가너는 바닥에 넘어져 체포되는 과정에서 수차례 “숨을 쉴 수가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경찰관들은 이를 무시하고 바닥에 짓누른채 수갑 채우기에 급급했다. 수갑이 채워진 가너는 더이상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이 때부터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더구나 이 같은 상황이 동영상에 그대로 촬영돼 언론을 통해 공개됐고 순식간에 파문이 확산됐다.

또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서에서 가너가 고통을 호소한 정황과 목조르기 제압술 사용 사실 등을 누락시켜 은폐 의혹까지 제기됐다.

경찰은 보고서에서 “현장에서 범죄자(가너)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큰 고통을 겪고 있지 않았고 심각한 상태도 아니었으며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가너가 숨진 경위에 대해서도 “수갑을 채운 뒤 가너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으나 숨은 쉬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고 응급구조대(EMT)의 들것에 올려진 뒤 심장마비를 일으켰다”고 서술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가너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경찰의 목조르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목조르기는 뉴욕시경(NYPD)에서도 오래전부터 금지시킨 제압술이다. 그러나 공공연하게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뒤 스태튼아일랜드에서는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가해 경찰관에 대한 징계와 사법적 처벌 목소리가 거세졌다.

시경은 목조르기를 한 경찰관 대니얼 판탈레오를 비롯해 가너 사건에 연루된 경관들을 행정업무에 투입시켰다.

판탈레오 경관은 권총과 배지를 반납한 상태다. 또 응급구조대도 현장에서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로 정직 처분을 받기도 했다.

시경은 이 사건 이후 경찰관 전원에게 제압술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민심은 가라않지 않았다.

더구나 이번 가해 경찰관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민심이 폭발해 3일 오후에는 스태튼아일랜드와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록펠러센터 등지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신동찬 기자 shin73@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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