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향은 내과전문의 인터뷰…건강염려증, 의사를 신뢰해야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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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너무 과한 건강 진단은 위험해
인터넷정보 등 의존 말아야
손향은 내과전문의는 지나친 건강 염려를 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 주치의로서 마음이 안타깝다며 의사말을 신뢰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심리적ㆍ정신적 요인도 중요
잦은 방사선 검사 주의할 것

의사에 대한 신뢰와 소통 필요
건강에 대한 지나친 공포 없애야

50대 중반의 여성은 혈압약과 콜레스테롤약을 복용하고 있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바쁘지만 건강관리에 나름 충실하다. 신문이나 인터넷에 건강관련 내용은 모두 스크립한다.

한 가지 문제는 피곤하다 싶으면 가슴 부위가 자주 아프다. 그럴 때마다 주치의는 별 이상 없다고 한다. 최근 세금 관계로 신경을 써서 그런지 밤에 통증이 예전보다 심했는데 의사는 혈압 등 모든게 정상이라 한다.

그러나 계속 통증이 오는 걸로 당장 심장검사를 받아야 할 것만 같다. 결국 심장전문의에게 가서 검사했고 ‘이상 무’로 나왔다. 그 날밤 안심하고 자는데 이번에는 위에 통증이 왔다.

다시 주치의에게 가서 받은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위내시경을 또 받겠다고 고집한다.

손향은 내과전문의는 “나 역시 주치의로서 위와 유사한 케이스들을 접하는데 의사입장에서는 건강에 전혀 신경안쓰는 사람들보다는 좋다. 그러나 자가진단을 의사보다 더 믿고 게다가 인터넷 상에서의 정보를 전문의 소견보다 더 신뢰하는 사람 들 중에 이처럼 건강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며 지나친 건강 염려는 종국에 정말 병을 가져올 위험성이 높음을 아울러 지적한다. 자가진단을 고집하면서 의사말을 듣지 않는 지나친 건강 염려를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내용에 대해 나누어 보았다.

-주로 어떤 연령층에서 많은가.

“나이나 성별에 차이는 없는 것 같다. 현재 복용하는 약도 없고 병력이 없이 정말 건강에 하자가 없는 젊은이 중에도 정말 과하도록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또 직장 혹은 비즈니스 하는 남성들 중에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오면 곧바로 병과 연관시켜 ‘당장 큰 병에 걸린 것이 분명하다’며 꼭 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다. 술과 담배를 할 경우엔 특히 간이나 폐에 이상이 왔다고 연관짓는다. 건강을 염려하는 분들은 대부분이 암에 대한 염려인데 주치의로서 때론 답답하고 힘이 든다.(웃음)”

-한국사람들이 특히 검사받는 걸 좋아한다고 들었다.

“한국에 가서 머리 위에서 발끝까지 한번에 CT 등을 이용한 검사들을 많이 한다. 의사로서 볼 때 그 많은 방사선을 한 번에 받는다는 것도 걱정이 되는데 이 때 뭔가 잡혔을 경우 미국 온 후 불안심리로 변해 계속해서 사진 찍겠다고 고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의사소견서까지 들고 오시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기준으로 볼 때는 그 정도 작은 혹(또는 뭉친 조직)은 CT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상태에서는 특별한 조치가 필요없기 때문이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일단 뭔가 생겼다고 하니 불안한 것은 이해가 간다. 이 때 의사가 아직은 걱정할 필요없다고 설명을 해줘도 안심하지 못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 요즘은 방사선이 나중에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근거 결과들이 많이 나와 있어 꼭 필요하지 않으면 하지 말라는 것이 미국 의학계의 입장이다.”

-이런 환자들을 보면 금방 염려증이구나 알 수 있나.

“임상경험이 있는 의사들은 대부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단정할 수도 없다. 일단 환자가 불편하다고 표현하면 의사는 그 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여 진단 하는 것이 순서다. 머리가 아프다면 통증을 돕는 처방을 한다. 신체적인 문제가 없기 때문에 약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환자들은 다시 찾아 온다. 이 때부터는 좀 더 증세에 대해 질문하면서 왜 이 환자가 이같은 염려를 할까를 짚어 본다. 이런 환자들의 특징은 증세를 설명하는데 서로 의학적인 연관성이 없다. 머리가 아프다면서 몸의 오른쪽 반이 마비되는 것 같다 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가슴이 죄일 때도 있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기도 하고 다리부분에 심한 경련도 일어요 하는 식이다. 이처럼 증세를 들어보면 아픈 곳이 몸의 여기저기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아픈 데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 정신적인 문제라고 말해주나.

“나의 경우는 관심을 갖고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얘기하다보면 요즘 신경쓰는 일이 많아졌다거나 특히 사업을 할 경우 상황이 안좋아질 때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건강 염려되는 부위가 아프게 혹은 뭔가 잡히는 것처럼 자가진단하고 겁을 덜컥 먹고 의사를 찾아오는데 문제는 이런 심리상태를 무턱대고 정신과쪽으로 연결시켜 속단을 내릴 수도 없다고 본다. 모든 사람 안에 내재해 있는 염려이기 때문이다. 계속 환자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경우에 따라서는 바탕에 우울증 혹은 불안증이 원인일 때도 있다. 이러면 정신과 쪽을 권유 권한다. 하지만 대부분 의사와 소통이 되어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게 되면 증세도 사라지고 마음도 안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경계선을 잘 판단하는 것이 주치의의 역할이다.”

-미국인들도 많은가.

“건강에 관한 염려는 다들 있다. 그런데 미국환자들은 자기가 그렇게 생각하고 왔다가도 의사가 설명해서 납득되면 믿고 안심한다. ‘걱정하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며 돌아간다. 그러나 한인들은 의사에게 오기 전에 미리 자신이 내린 자가진단에 무슨무슨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처방전까지 개인이 내려서 갖고 오기 때문에 한창 얘기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히 안심했다며 돌아가는 걸 볼 때 의사도 기분 좋다.”

-이런 것도 유전인가.

“그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이 큰 것 같다. 얘기를 해보면 부모가 지나치게 위생적이었거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평소 건강과 관련된 공포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힘든 상황이 생겼을 때 이처럼 건강 염려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염려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일단 의사를 찾아와서 진단을 받은 결과가 걱정할 필요 없다고 내려지면 그 말을 믿어주기 바란다. 특히 인터넷 상에 있는 건강관련 내용들을 너무 읽지 말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같은 병이라도 개인의 신체 조건은 다 다르기 때문에 증세만해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절대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카테고리 하나로 단정짓지 말라는 의미다. 그만큼 우리 각자의 신체 상태는 다 다르다. 설사 진단 결과 문제가 발견되었다고 해도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면 요즘은 크게 걱정할 질병들은 많지 않다. 주치의를 믿어주는 것이 환자에게 정말 중요한 도움이 된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또 하나 보험이 커버된다고 해서 주치의와 상의하지 않고 혼자서 불필요한 검사를 받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은데 방사선이야 말로 암의 원인의 하나임을 염두에 두시기 바란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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