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들었으니 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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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과 백인 경관. 흑인 마이클 브라운(18)은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총에 사망했다. 흑인 에릭 가너(43)는  경관의 목조르기로 숨졌다. 그러나 백인 경관에 대해 모두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다.
미국에서 잇따라 흑인들의 분노 속에 거센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시애틀에서도 지난주 퍼거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2000명의 많은 시위대들이 도로를 막고 항의했다. 시위대들은 “손들었으니 쏘지마” 구호를 외치며 손을 들고 행진했다. 이번 주는 뉴욕 불기소로 또 다른 시위가 일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미국 땅에서 이같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고 있다. 최고 선진 민주주의 국가인 이 미국에서 아직도 정의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부문이 바로 인종차별인 것 같아 아쉽다. 시위 확산과 인종 갈등이 우려된다.
한때는 흑인이 노예였던 미국이었지만 이제는 사상 처음 흑인 대통령까지 탄생했는데 고질적인 인종차별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다. 우리들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지만 상식적으로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을 총으로 살해하거나, 불법 낱개 담배를 팔았다고 목 졸라 죽인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뉴욕 사건의 경우 비디오를 보니 흑인 한명을 가지고 경찰관 4,5명이 달려들어 목을 조르고 바닥에 넘어뜨린 뒤 머리를 발로 밟고 손목에 수갑을 채우다 피의자가 사망했다. 가너는 땅바닥에 엎어져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호소했지만 경관들은 이를 무시했다. 경관들의 지나친 공권력 행사인 것이다.   시애틀에서도 지난번 목각 칼을 가진 인디언을 경관이 무기를 내려놓지 않는다고 총 쏴 살해했다. 총을 가진 경관은 ‘갑’이고 우리들은 잘못하면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는 ‘을’이다.
미국에 오래 살다보니 미국 경찰은 한국 경찰과 다른 점이 많은 것을 발견한다. 한국의 경우 경관이 용의자에게 폭행을 당하고 시위 때 전경이 구타당하기도 하지만 미국 경찰은 조금이라도 위협을 당하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쏜다. 심지어 장난감 총을 가진 12세 소년도 살해되었다.
미국은 총 소지가 자유롭기에 경찰의 입장으로서는 먼저 쏘지 않으면 생명의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마치 서부 개척시대에 먼저 총을 뽑아 쏘는 사람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는 것과 같다.
우리들도 미국에서는 상식적으로 경찰에게 반항을 하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운전을 하다가 단속이 될 때도 차안에 그대로 있어야지 한국식으로 먼저 차 밖으로 나간다거나 허락도 없이 운전면허를 꺼내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는 총을 꺼내는 것으로 오해받고  총격을 당할 수도 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크게 벌어지고 있지만 폭력행위는 없기를 바란다. 지난 1991년 LA 한인타운을 불태웠던 로드니 킹 사건을 잊지 못한다. 그때도 킹이 백인 경관에 의해 구타를 당했으나 경관들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지자 대규모 인종 폭동으로 번졌다
유색인종에 대한 경찰관의 공권력 남용과 과잉진압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사법과 경찰 개혁으로 정의실현이 이뤄지길 바란다. 귀한 인명을 보호할 수 있는 인권 존중 사상과 인종 차별 ‘프로파일링’이 없도록 경찰의 업무적, 정신적 교육 또한 강화해야 한다.
우리도 한국과 달리 경관이 총 쏴 살해하는 것도 정당화 될 수 있는 미국에 산다는 것을 다시 깨닫고 경찰에 체포되는 범죄행위를 하지 말고, 경찰이 단속을 할 경우 일단 무조건 반항하지 않고 순응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귀한 생명은 어느 것과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이번 시위대의 구호처럼 “손들었다, 쏘지 말라”를 실천하자.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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