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 리포트] 치솟는 달러지수<100.23> …금리인상 땐 더 힘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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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수퍼 달러 시대’ 언제까지
유럽, 채권 매입 양적 완화
중국·한국은 기준금리 인하
내일부터 FOMC 회의 주목
달러화 강세로 원화 환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2.1원 오른 1128.50원으로 마감했다. [뉴스1]
달러화 강세로 원화 환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2.1원 오른 1128.50원으로 마감했다. [뉴스1]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퍼 달러’ 시대를 맞고 있다. 미국 경제의 ‘나홀로 성장’에 디플레이션을 우려한 각국의 ‘돈 풀기’ 정책이 맞물린 결과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 초부터 채권을 매입을 통해 돈을 푸는 양적완화(QE) 시행에 나섰고 중국과 한국 등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밖에 일본,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의 저금리정책도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USDX)도 치솟고 있다. 지난 주(13일 기준) 달러지수는 100.18까지 상승해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52주간의 최저치가 78.91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달러지수란 유로, 엔(일본), 파운드(영국), 캐나다 달러, 크로나(스웨덴), 프랑(스위스) 등 6개 통화 배스킷에 대한 달러가치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이 기준이다.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내일부터(17~18일) 이틀간 열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 외환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만약 회의 후 공개될 회의록에서 ‘인내한다(patient)’라는 단어가 삭제될 경우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도 예외가 아니다. 올 1월까지만해도 달러당 1080원대를 기록하며 ‘나홀로 강세’라는 평가를 받았던 원화는 3월 들어 1100원대를 돌파하더니 1120원대까지 올랐다. 지난해 10월 105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5개월여만에 70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평가절하).

한국은행이 지난 12일(한국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2%에서 1.7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환율 상승 압박이 더 커졌다.

원/달러 환율 얼마까지?
변수 다양 하지만 1100원대 박스권 형성 전망

경제전문가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환율 전망이다. 그만큼 변수들이 많고 변화무쌍하다는 얘기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경제학자인 손성원 캘스테이트 채널아일랜드 석좌 교수도 “환율은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 성적표”라며 “하지만 워낙 변수가 다양해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국내외 경제연구소 및 금융기관들은 대체로 올해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100원대, LG경제연구원도 상반기 1100원, 하반기 1060원을 전망했다.

증권사들도 대체로 1100원대를 예상했으나 현대증권은 내년 말 1000원을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1080원~1150원까지를 내다보고 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바클레이스와 BNP파리바스는 2분기에 1120원, 3분기와 4분기는 1130원선으로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터는 다소 변동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에 1150원선까지 올랐다가 3분기에는 1135원선으로 떨어지고, 다시 4분기에는 1110원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봤다. JP모건채이스는 앞선 은행들보다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에 1100원선으로 내려가고 연말에는 1080원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표 참조>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변수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시기와 폭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Fed가 금리의 인상폭에 따라 환율 상승폭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지난해 말부터 예상된만큼 이미 그 영향이 외환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라는 주장이다.또 한국의 인플레 가능성도 낮아 원화 약세 상황이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퍼달러’의 명암
수출업체 타격…적자 폭 커지면 경제 악영향

강한 달러는 미국경제에는 수입제품의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온다. 달러화의 바잉 파워가 커지기 때문이다. “수입가격 하락의 혜택이 소비자들에게는 돌아가지 않고 수입업자의 주머니로만 들어간다”는 일부 비판도 있지만 경제성장에도 물가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다. 이밖에 해외여행을 즐기는 여행 애호가들에게도 호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수출업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듀크대학이 최근 1000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요 수출기업(수출 비중이 총매출의 25% 이상)의 3분의 2가 달러화 강세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들 기업의 4분의 1은 이로 인해 투자계획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내수중심의 건축,제조업,헬스케어 분야의 기업들까지 달러화 강세를 잠재적 위험요소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강세 장기화가 미국 경기 부양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더구나 응답 기업 CFO의 3분의 1은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앞으로 10% 정도 더 평가절상 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캠벨 하비 교수는 “달러화 강세는 수출 기업들의 수익 감소와 고용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무역적자 폭이 커지면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인사회도 달러화, 특히 원/달러 환율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환율이 상승하면 한국 상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혜택을 보지만 한국에 물건을 보내는 업체는 불리해진다. 또 한국으로 송금을 하는 경우에는 득을 보지만, 한국으로 부터 돈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김동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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