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 리포트] “빈부격차 없앨 후보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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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불평등’ 2016 대선 최대 이슈 부상

 

미국의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부의 불균형 해소 문제가 내년 대선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일 뉴저지에서 진행된 민주당의 예비선거 모습. <AP>

상위 1%가 경기회복 혜택 독점
유권자 67% “격차 갈수록 벌어져”
공화 후보도 “해결 방안 만들겠다”

공화당의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오늘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이로써 민주·공화 양당의 후보 구도가 어느정도 잡힌 상태. 이제부터 정책 대결에 포커스가 맞춰질 전망이다.

이미 이민개혁·오바마케어·중동문제 등의 해법을 두고 양당 주요 후보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부의 불평등’ 문제다.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격차로 인해 중산층의 상실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미국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연소득 3만~7만5000달러 대의 중산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빈부격차와 소득분배 문제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2007년 시작된 불경기는 끝났지만 경기회복의 과실을 상위층만 독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UC버클리의 엠마누엘 새어즈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 불경기 종료후 첫 3년 간 발생한 소득증가분의 91%는 소득 상위 1%의 수퍼리치 주머니로 들어갔다. 새어즈 교수는 현 미국의 빈부격차 수준은 1920년 이후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민개혁이나 IS(이슬람국가) 퇴치 문제 등 많은 대선 이슈들이 있지만 선거가 임박해지면 경제문제가 부상하기 마련”이라며 그중에서도 유권자들의 관심은 빈부 격차 해소 방안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5월 말 뉴욕타임스와 CBS가 공동으로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부의 불평등 문제가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당파 유권자의 3분의2, 공화당 지지 유권자의 절반 가량이 내년 대선에서 부의 불평등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설문조사 내용을 살펴보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35%만이 ‘그렇다’고 답했을 뿐 10명중 6명(61%)은 ‘일부 극소수에게만 유리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또 66%는 ‘좀 더 공정한 부의 분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빈부의 격차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67%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좁혀지고 있다’는 응답은 거의 없었다. 당연히 응답자의 65%가 ‘빈부 격차 문제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59%가 ‘무엇인가 해야한다’고 답했고 ‘필요없다’는 39%로 나타났다.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층 증세에는 68%가 찬성했다.

민주당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 대선후보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은 상속세 증세, 중산층과 서민층은 감세와 소득확대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민심이 이렇게 움직이자 공화당도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게 됐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경제문제에 정부의 개입보다는 자유시장경제의 논리에 맡기자는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오바마 정부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 한편으로는 민심 얻기에 나서고 있다. 연방하원의 폴 라이언(공·위스콘신) 세입세출위원장은 “빈부격차는 오바마정부에서 더 심해졌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의 유력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최근 한 연설에서 “(부의 불평등 문제는) 미국이 당면한 주요 문제”라고 규정하며 “일부 소수의 고소득층만이 경기회복의 에스컬레이터를 탄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시한 해법중의 하나가 수혜자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무제한의 지원 방식이 아니라 스몰비즈니스 등에 인센티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또 한명의 유력 주자인 마르코 루비오 연방상원의원도 “최근 몇 년간의 경기회복 결과물을 소수만 독점했다.서민층의 소득 향상 방안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표심을 얻기 위해 양당이 쏟아 낼 빈부격차와 부의 불균형 해소 방안이 관심을 모은다.

김동필 기자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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