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기자 리포트] ‘나스닥의 부활’…정상인가, 거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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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소셜미디어·휴대폰 업계 주도…15년만에 ‘5000 고지’ 돌파

지난 23일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5056.06으로 장을 마감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호조를 보이면서 ‘닷컴버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9일 나스닥 지수는 5023.64를 기록했다. <AP>

정상이다
“지금은 2000년 닷컴버블과 달라
수익이 뒷받침…추가 상승 충분”

거품이다
“넘쳐난 유동성, 일시적으로 몰린 탓
금리 인상 시작되면 하락 가능성 커”

요즘 뉴욕 증시의 최대 이슈중 하나가 나스닥 지수 5000 돌파다. IT·벤처 등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5000 고지를 넘어선 것은 2000년 이후 15년 만이다. 나스닥의 부활은 바이오텍,소셜미디어,휴대폰 등 3개 분야 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주식시가총액(Market Cap)을 보면 애플과 구글이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마이크로 소프트와 페이스북이 뒤를 잇는 양상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나스닥 지수가 주목받는 것은 ‘닷컴버블’의 악몽때문이다. 2000년대 초 닷컴기업들이 무너지면서 폭락사태를 경험한 것이다. 2000년 3월10일 5048.6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나스닥 지수는 이후 가파르게 떨어졌다. 날개 없이 추락하던 지수는 2002년 10월 1110선까지 밀리며 2년7개월 만에 80% 가까이나 폭락했다. ‘닷컴대박’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쪽박을 찼다. 요즘 월가의 반응은 “2000년과는 다르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묻지마 투자’가 닷컴버블을 만들었다면 현재는 가치주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품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양적완화와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나스닥 지수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펀더멘털이 다르다

거품론에 비판적인 월가 투자전문가들은 ‘한마디로 넌센스’라고 단언한다. 기업들의 확실한 수익 창출이 닷컴버블 당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이유다. 한마디로 애플이나 구글이 조만간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한명도 없을 것이라는 것. 지수 주도 기업들의 주가이익비율(P/E)도 근거로 든다. 닷컴버블 당시 일부 기업의 P/E가 200배에 달했던 반면, 현재 기술주의 평균 P/E는 20배 수준이라는 것이다. (P/E는 주식가격을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P/E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이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BMO 캐피털 마켓의 브라이언 벨스키 수석 투자전략가는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무조건 거품이 있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며 “증시에 거품이 만들어지려면 지나칠 정도로 낙관적인 심리와 넘치는 투기성 자본, 그리고 유혹적인 테마주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동성과 관련해 그는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을 우려해 아직도 관망하고 있는 증시 대기 자금이 많다”고 덧붙였다.

피닉스 파이낸셜의 웨인 카우프만 수석분석가도 이에 동의한다. 그는 “닷컴버블 당시에는 수익도 주식배당도 없는 상태에서 주가는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었다”며 “지금과는 거리가 먼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부 IT와 바이오텍 종목 가운데는 과대 평가된 주식들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넘치는 유동성이 문제

거품론 주장의 핵심은 풍부한 유동성이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양적완화와 저금리 정책을 펴면서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금리인상이 시작될 경우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머크 인베스트먼트사의 수석 투자분석가인 액셀 머크는 최근의 나스닥 지수 상승을 ‘거품’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투자자들이 두려움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닷컴버블 당시와 비슷하다”며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투자자들의 만족감은 두려움으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로 퍼시픽 캐피털의 피터 쉬프 최고경영자(CEO)도 “양적완화와 제로금리가 없었다면 나스닥 지수 5000도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인위적인 정책들이 사라지면 주가도 지탱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동조했다. 그러면서 기술주들이 과대평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버블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쉬프 CEO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현재 증시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 전반에 거품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필 기자

‘집중 투자 보다 분산 투자’ 투자의 기본 잊지 말아야

증시 전문가들이 항상 강조하는 것은 투자의 기본을 지키라는 것이다. 오캠 파이낸셜 서비스 창업자인 쿨렌 로체도 최근 ‘닷컴버블에서 배운 교훈’이라는 글을 통해 이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현재의 거품 논란에 관계없이 투자자들이 알아두면 유익한 내용이다.

그의 첫번째 조언은 분산 투자다. 고수익률만 바라보고 위험도가 높은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기 보다는 나눠서 투자하라는 것이다. 그는 나스닥 지수의 5000고지 회복에 15이 걸린 반면, 2000년 당시 주식과 채권을 60대 40의 비율로 투자했던 투자자는 투자 원금 회수에 4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두번째는 ‘대박주’만 좇지 말라는 것이다. 무조건 수익률 극대화에만 치중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즉, 투자 포트폴리오는 미래에 필요한 수익에 맞게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에 비래해 위험도도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를 피하려면 모든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곳으로 덩달아 가지 말고 자신이 만든 포트폴리오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라는 설명이다.

로체는 “불행하게도 많은 투자자들이 ‘나도 워렌 버핏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증시에 뛰어든다”며 “이런 착각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것 보다 더 큰 위험에 베팅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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