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전쟁’ 6개월 내 승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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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뉴스분석 사우디-미국 유가 치킨게임
유가 40달러대 떨어지면
생산원가 45달러인 셰일타격
반년 뒤 생산포기 속출할 듯
다른 산유국 등 돌리면 새국면
석유 전쟁이 시작됐다. 방아쇠는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당겼다. 그는 지난달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미국 셰일 붐을 꺾어야 한다”고 목청을 돋웠다. 선전포고다. 다른 회원국들이 사우디를 지지했다. 하루 생산한도 3000만 배럴을 유지하기로 한 성명서가 발표됐다.

가격 전쟁(Price War)의 시작이다. 국제 원유시장에선 보기 드문 일이다. 헤지펀드 매체인 알파는”앞으로 국제 원유시장이 존 록펠러가 석유왕이 되기 직전인 1880년 전후 미국 석유시장과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전했다. 그때 록펠러는 기름값을 마구 떨어뜨리고 때론 폭력까지 행사하며 경쟁 회사를 고사시켰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30일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사우디의 1차 목표는 셰일 에너지 회사들의 고사다”며 “이를 통해 2차 목표인 OPEC의 시장 점유율 유지와 3차 목표인 고유가 시대 복원을 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지역 국가들이 배럴당 27달 정도에서 원유를 캐내고 있다”고 했다. 반면 연방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셰일원유의 생산 원가는 평균 45달러 선이다.

블룸버그는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의 셈범은 간단하다”며 “국제 유가가 40달러 선까지 떨어지면 셰일 에너지 회사는 죽고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는 산다는 식”이라고 보도했다.

몇몇 셰일 에너지 회사들은 생산을 포기했다. EIA에 따르면 셰일 에너지 회사들의 평균적인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선이다. 국제유가가 그 이하로 떨어지면 생산을 포기하거나 파산을 선언해야 한다.

블룸버그는 “EIA 분석가 등은 원유 값이 요즘처럼 떨어지면 6개월 뒤엔 많은 셰일 에너지 회사들이 생산을 포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석유 전쟁이 6개월짜리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사우디가 최후의 승자일지는 장담하기엔 이르다. OPEC 회원국 결속이 단단하지 않다. 한 회원국 대표는 OPEC 회의 직후 “우리가 (알나이미 셈법을) 확신하는 것으로 보이는가”라고 반문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가 원가 경쟁력이나 재정 건전성이 떨어지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을 위기로 몰아 넣을 수 있다”고 했다.

궁지에 몰리면 이란 등이 사우디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커 보이는 이유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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