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식문화 기린 스테이크 하우스 _ 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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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소탐방_기린1

 

작년, 시애틀 다운타운에는 이 지역에 지금까지 있어왔던 한식당과는 전혀 다른 한식당이 문을 열었다. 한인  업소록에도 나와있지 않고 한인들을 위한 광고도 없었지만 오히려 미주류에서 알려지기 시작, 입소문이 퍼지면서 격조있는 한식을 즐기고자 하는 한인들의 방문이 늘고 있는 이곳, 바로 <기린 스테이크 하우스>다.

산업디자인 전공의 사장이 꾸민 식당

기린식당에 도착하는 순간 마치 의류 판매 매장 내지는 작은 규모의 고급 호텔의 문같은 크고 무거운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된다. 내부는 작은 정원을 옮겨놓은 듯한 나무들과 연못으로 꾸며져 있다. 전면 유리너머로 왼편은 칵테일바로 꾸며져 있고 오른쪽은 한식당으로 나뉜다.

전체적 인테리어는 나무를 주로 사용하고 전통 창살로 꾸며져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주방은 주로 미국식당에서 볼 수 있는 반 오픈 주방으로 총 열명의 조리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칵테일바는 각종 주류 제공은 물론 50 여명이 개인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식당의 주인은 스티븐 한씨. 아내인 제이미 한씨와 같이 식당을 운영 중이다. 주인이라고 언급했지만 사실 외식업체 CEO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왜냐하면 그는 이 식당 외에  여섯군데의 식당을 더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자야끼 스타일 식당과 스시 식당 등 일식당 다섯 군데와 양식당 한 군데를 현재 운영하고 있다.

스티븐 한씨의 이력은 특이하다. 4세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온 그는 UW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게 된다. 학창시절 일본식 스시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인연이 되어 졸업 후 일식산업에 뛰어 들었다. 처음 하나로 시작한 식당은 인기를 끌면서 여섯 군데가 되었고 일곱번째 식당을 오픈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왜 최고의 재료로 만든 음식과 좋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한식당은 없을까?’, ‘한국인인 내가 외국인들에게도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식당을 만들자!’. 이렇게 탄생한 식당이 바로 기린이다.

기린의 인테리어는 실제로 한씨가 직접 디자인하거나 만든 것들로 채워져 있다. 식당 가운데 천장에 달려 있는 조형물은 스티븐 한씨가 어릴 때 보았던 땔감용 잔가지들을 가득 실은 지게를 형상화 해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또한 식당 입구의 평상은 대학의 지도교수가 직접 제작해 준 작품이다.  인테리어뿐아니라 음식을 담는 방법도 마치 이태리 음식이나 프랑스 요리를 닮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음식이 더욱 정갈한 느낌이 난다. 원형, 사각형, 또는 나무로 만든 식기를 음식에 어울리게 사용하고 음식옆에 예쁘게 장식을 하기도 한다. 장식은 먹을 수 있는 재료들로 반찬이라 부를 만하다.

새로운 테크닉으로 만든 전통 우리 음식

“우리 음식은 지금까지 해왔던 전통적인 조리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맛이 나는 음식입니다”라고 한씨는 기린이 제공하는 한식에 대해 설명한다. 음식을 더욱 맛있게 만드는 새로운 기법을 한식에 맞게 받아들여 사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물을 넣지 않고 재료가 가지고 있는 수분으로 음식을 찌는 ‘무수조리법’으로 문어를 찐다거나 후라이팬에 고기를 구운 후 오븐에 넣는 등 한식에서는 주로 쓰지 않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사용한다. 또한 양파김치나 감김치 등 한식에서 쓰는 재료지만 만들지는 않는 음식들을 과감하게 만들어 보고 맛이 좋으면 손님상에 내고 있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한식요리의 시도는 주방팀이 전부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가능하다고 하겠다.

스티븐 한씨 처음 식당문을 열면서 주방장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각종 한식을 맛 보았다. 또 시간이 날 때마다 이 지역의 한식당을 돌며 시식했다고. 그리고는 인터넷과 요리책을 펴들고 재료를 연구했고 주방에서는 한국에서 공수한 각종 양념으로 음식을 만들었다. 이런 노력끝에 기린만의 독창적인 한식이 탄생했다. 그러고 지금도 매주 크루 미팅을 통해 한식에 대해 토론하고 새로운 메뉴를 물색 중이라고 한다. 특히 제철에 나온 재료를 이용한 제철음식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현재 이곳의 음식을 책임지는 주방장은 브레넌 베이커씨. 이 곳 시애틀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이 지역 여러 식당에서 근무하다 이 곳에 왔다. 그는 이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음식이 가장 좋다고 평한다. 무엇보다도 신선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그는 “이 지역에서 자라는 채소가 한국의 토양과 온도가 다른 점까지 고려하여 음식을 만든다”고 말해 세세한 것까지 놓치지 않고 조리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곳 기린의 음식이 퓨전 한식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퓨전이란 두 나라 이상의 음식이 합쳐져서 새로운 음식이 만들어 지는 것을 뜻하는데 저는 한식을 어떤 다른 나라의 음식과 섞은 적이 없어요”라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다만 한식을 만드는데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그 조리법을 선택할 뿐이예요, 한식 고유의 맛이 바뀌지는 않고 더 좋은 맛을 낼 수 있지요”라고 설명했다.

 

이양우
사진 임재성

기린 스테이크하우스
501 Stadium Place Seattle, WA 98104
206.257.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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