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식문화 기린 스테이크 하우스 _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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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식문화 기린 스테이크 하우스_두번째 이야기

작년, 시애틀 다운타운에는 이 지역에 지금까지 있어왔던 한식당과는 전혀 다른 한식당이 문을 열었다. 한인  업소록에도 나와있지 않고 한인들을 위한 광고도 없었지만 오히려 미주류에서 알려지기 시작, 입소문이 퍼지면서 격조있는 한식을 즐기고자 하는 한인들의 방문이 늘고 있는 이곳, 바로 <기린 스테이크 하우스>다.

쌈으로 먹는 스테이크가 컨셉

기린의 대표 음식은 쌈과 고기로 ‘한국의 쌈 문화로 스테이크를 먹는다는 것’이 이 식당의 주요 컨셉이다. 물론 스테이크라고 해서 미국식 양념이 아니고 전통적인 한국의 맛이지만 여러 종류의 고기와 다른 요리 방법을 쓴다는 점에서 스테이크라는 이름을 쓰는 듯 하다. 쌈은 김치를 비롯 계절에 맞는 몇가지 반찬과 함께 나오는데 쌈 채소가 인상적이다. 쌈 채소는 쑥갓, 깻잎 등 한국채소와 함께 버터 레터스 같은 서양채소가 어우러진다. 특히 무초절임이 같이 나오는데 상큼한 맛이 고기와 어우러져 느끼함을 줄여준다.

숙성과정 거친 고기 사용해

고기는 기린에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다.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오리와 닭을 사용하는데 100% 이 지역의 작은 농장에서 인공사료를 먹이지 않고 키우는 동물들을 도축하여 통째로 들여온다. 실제로 고기 냉장고에 도축된 돼지 한마리가 통째로 걸려 있기도 하다. 소고기의 경우 전통적으로 한국음식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숙성 방법인 에이징(ageing) 과정을 거친다. 목초만 먹고 넓은 초원에서 자란 소고기를 통째로 들여와 부위별로 손질한 후 숙성 냉장고에서 열흘 가량을 숙성하면 고기가 연해지고 감칠맛이 더해진다.

모든 구이류는 주방에서 조리되어 나오므로 연기나 냄새를 신경쓸 필요가 없으며 갈비, 채끗살, 돼지 삼겹살 등 직접 불에 구울때 생기는 그릴 마크가 선명하며 불맛이 더해져 맛있다. 특히 최소한의 양념만을 하여 달거나 짜지 않고 고기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기린에서는 전채요리로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육회를 선보인다. 길게 썬 소고기가 아닌 둥근 모양으로 얇게 썬 숙성 소고기는 마치 이태리의 살라미를 연상시킨다. 가운데에는 달걀 노른자가 자리를 차지하고 위에 채썬 배와 굵게 갈은 잣가루가 뿌려져 있다. 노른자를 깨뜨려 비벼 먹는데 고기의 노린내가 나지 않고 얇게 썰려 있어 생고기가 익숙치 않은 사람들도 먹을 만하다. 특히 간혹 씹히는 굵은 소금이 재미있는 맛을 낸다.

로컬 생물 해산물만을 구입

기린에 고기요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날 그날 생선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선한 해산물을 구입하는데 어떤 때는 도미튀김요리가, 어떤 날은 구이덕 회가 준비되기도 한다. 전채로 굴튀김은 항상 주문이 가능한데 굴튀김 위에 올려진 파채와 함께 매운 소스에 찍어 먹는 튀김이 맛있다. 김치도 배추김치는 항상 있지만 계절에 따라 파김치, 갓김치 등 흔치 않은 김치류가 나올때도 있고 반찬도 멸치볶음, 나물 등 여러가지가 준비된다.

찌개로는 된장찌개 김치째개도 있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와 만두도 있다. 떡볶이는 고추가루나 고추장을 쓰지 않는 궁중떡볶이 스타일로 튀긴 가래떡을 접시에 깔고 간장으로 볶은 버섯을 위에 뿌려 나오는데 튀긴떡의 식감이 특이하며 쫄깃한 버섯이 어우려져 술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군만두의 경우 전형적인 한국식 손만두로 두부와 숙주로 만든 속이 가득 들어가 있다. 속은 물론 만두피까지 직접 만든다는 스티븐의 아내 제이미씨의 귀뜸이다.

전통막거리 직접 주조 판매

기린에는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 식당 2층에 주조실을 마련해 놓고 막걸리를 직접 생산한다. 작년부터 시작한 막걸리 주조는 완제품의 질적 평균화와 주정부의 허가를 받는데 상당 시간이 걸려 작년 12월 막걸리 런칭 행사를 시작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막걸리 주조 책임자는 미국인인 코디 번즈씨. 코디번즈씨는 원래 10년 동안 일본 술인 정종 전문가였다. 하지만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에서 막걸리를 맛보고 그는 진로를 바꿨다. 방에다가 주조실을 만들어 놓고 한국산 누룩을 구해다가 막걸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랜기간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막걸리를 만드느데 성공했고 기린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기린에서 판매하는 막걸리는 ‘루나 브루’와 ‘삼족오’ 이렇게 두종이다. ‘루나 브루’는 요즘 유행하는 저알콜 막걸리로 도수를 7에서 9로 맞췄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특징이 있다. 현재 한국에서 수입해 시판중인 막걸리보다 단 맛이 덜하고 톡 쏘는 맛도 덜한 인위적인 맛이 느껴지지 않는 막걸리 그대로의 맛이다. ‘달의 주조’라는 이름은 막걸리를 만들고 나니 그 색깔이 마치 보름달의 색과 같아 이름을 정했다는 번즈씨의 설명이다. 또 다른 한 종의 막걸리는 희석하지 않은 막걸리 그대로로 알콜 도수가 12도에서 14도에 이른다. 걸죽하면서도 시큼한 맛이 옛날 전통 막걸리 맛 그대로다. 만든 장소에서 바로 냉장해 먹는 막걸리의 맛은 신선함이 느껴진다.  이름은 고대 동아시아에서 보이는 전설의 동물인 발이 세개 달린 까마귀 ‘삼족오’에서 따왔다.

“제대로 만든 막걸리는 그 자체가 맛있는 거예요. 다른 첨가물이나 향을 첨가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아요”. 한국에서 인기있는 과일향 막걸리나 탄산, 감미료 등이 첨가된 막걸리를 만들어 볼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잘라 대답한다. 그가 만든 막걸리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 진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 지는 막걸리 제조량은 한주에 300리터 가량. 혼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다 보니 생산량이 제한적이라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고 오직 기린 식당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재미로 만드는 디저트

식사 후에는 몇가지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데 계절별로 종류가 바뀐다. 프랑스식의 디저트를 한국재료를 사용하여 만드는데 여름에는 참외 셔벳, 겨울에는 감호떡, 이런 식이다. 요리사들이 즐거워하며 여러가지 재료를 가지고 재미로 만들어 본다고 한다. 재미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맛은 훌륭하다.

시애틀 다운타운 풋볼 경기장 앞에 있는 기린식당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음식을 전공한 요리사들이 한국음식을 맛보고 연구해 한식을 내는 식당으로 전통적인 맛과 격조있는 분위기로 귀한 손님이나 한식당을 미주류에 당당히 알리고 싶을 때 가장 적합한 식당이다.

기린 스테이크 하우스는 예약이 꼭 필요하지 않으며 연회는 100명까지 가능하고 자체 주장장은 없다. 하지만 비교적 거리주차가 용이하고 빌딩 지하에 주차장이 있다. 그러나 풋볼 경기장 앞에 위치해 경기가 있는 날에는 주차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우버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양우

사진 임재성

기린 스테이크하우스

501 Stadium Place

Seattle, WA 98104

206.257.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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