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는 없다…한인 아동학대 여전히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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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손바닥으로 엉덩이 터치하는 정도 ‘OK’

막대기로 겁을 주거나 옷 벗기면 안돼

#. 30대 한인 엄마 A씨는 5살 난 아들의 훈육을 위해 자를 들었다. 부쩍 고집과 거짓말이 늘어, 속이 상했다. A씨는 아들에게 “잘못 했어, 안 했어? 손바닥 몇 대 맞을 거야?”라고 묻고, 자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2대”라고 답했다. A씨는 아픈 마음을 누르고 자를 내리쳤다. 그 순간, 겁에 질린 아들은 손바닥을 내렸고 몸을 돌렸다. 자는 아들의 팔뚝을 스치고 바닥에 떨어졌다. 도망가게 하면 버릇이 나빠질까 A씨는 아들을 향해 자를 다시 들었다. 다음날, A씨는 아들의 팔뚝에 든 멍을 수상히 여긴 유치원 교사의 신고에 의해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됐다.

여전히 ‘사랑의 매’를 들었다 자녀를 아동보호국에 보내는 한인 가정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LA카운티 아동보호국(DCFS) 박소영 소셜워커는 “아직도 체벌 때문에 많은 한인 아동들이 보호국에 들어온다. 매번 강조하지만 ‘사랑의 매’란 것은 절대 없다”며 “물건을 손에 잡고 겁을 주거나 옷을 벗기면 이미 아동학대”라고 말했다.

DCFS가 소개하는 올바른 훈육법은 손바닥을 펴서, 자녀의 엉덩이를 때리는 ‘스팬킹(Spanking)’이다. 그때 엉덩이에 상처나 멍이 들면 안 된다. DCFS의 2014년 7월 통계에 따르면 현재 보호중인 한인 아동은 총 48명. 이는 아시아계 보호아동(629명)의 7.6%, 전체 보호아동(3만5816명)의 0.13%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인 아동은 필리핀계(243명)·중국계(85명)·캄보디아계(73명)보단 적지만 일본계(29명)·인도계(14명)·라오스계(6명)보단 많다.

그는 한인 아동들 중에 부모의 이혼이나 약물복용, 정신질환으로 방치된 아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옆집 아이가 너무 시끄럽게 운다’고 경찰에 신고해 DCFS가 방치된 아이를 구출해 온 사례도 있다.

박 소셜워커는 한인 아동 사례에 대해 “이민생활에서 오는 언어·문화·의식 차이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행히 한인 부모는 다른 인종과 비교할 때, 자녀를 되찾고 싶어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지만 한번 닫혀버린 아이의 마음을 여는 건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인가정상담소에서 6개월 위탁교육과정을 수료한 조셉 공(55)씨는 “위탁가정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사랑이 고픈 아이에게 남의 집에서 느낄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거다. 아마 우리 애들 키우는 것보다 100배는 힘들 것”이라며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방지 설명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CFS에 보호중인 아동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5~9세(9571명)으로 전체의 26.3%다. 보호아동의 남녀비율은 반반이며 이중 병원 등지에서 리퍼럴된 아동은 총 1만3551명이다.리퍼럴된 이유는 방치(34.3%)·신체폭행(20.1%)·정신적 학대(13.6%)·성적 학대(10.2%) 등으로 나타났다.

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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