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 흑인에 잇단 경찰 총격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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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공기총 들었다 놨는데 총격

운전면허 꺼내려던 흑인에도

퍼거슨 경찰국장은 영상 사과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비무장 흑인 10대 청년이 백인 경관이 쏜 총에 사살돼 소요사태가 벌어진 후에도 경찰의 비무장 흑인에 대한 총격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흑인 커뮤니티가 공분하고 있다.

CNN방송은 25일 지난달 5일 오하이오주 비버크릭에서 발생한 20대 흑인 남성 피살사건의 정황을 보여주는 월마트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전날 오하이오주 대배심이 총격 경찰관 2명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그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평결 때 경찰이 제시한 상황 설명과 CCTV 영상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경찰은 숨진 존 크로포드(22)가 총을 내려놓으라는 지시에 불응해 발포했다고 주장했지만 CCTV에 따르면, 크로포드가 총을 내려놓고 몸을 숨겼음에도 경찰이 쫓아와 돌아선 그를 향해 2발이나 총을 쐈다. 더군다나 그가 집었던 총은 포장이 뜯겨있지도 않은 공기총이었다.

사건당일 크로포드는 진열대에서 공기총을 집어들고 몸을 흔들며 매장을 돌아다녔고 놀란 손님이 911에 전화를 걸어 흑인 남성이 총을 겨누고 있다고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었다.

크로포드 가족의 변호인인 마이클 라이트는 “크로포드는 그날 아무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 많은 미국 시민들이 그렇듯 월마트에서 샤핑을 하다가 죽음을 당했다”면서 “대배심의 판결은 실망스럽고 역겁고 아무런 정의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지난 4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교통위반 차량을 단속하던 경찰관이 비무장 흑인에게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도 경찰차 카메라 영상이 공개되면서야 논란이 불거졌다.

영상에서 한 경관이 마트 주차장에 있는 차량 운전자에게 안전벨트 미착용을 이유로 운전면허증 제시를 요구하자 이 운전자가 차 안으로 몸을 깊이 숙였다. 그런데 시간이 약간 지나자 화면 밖에서 경관이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 총격을 피해 달아나던 남성이 “왜 나에게 총을 쏘느냐, 나는 운전면허증을 잡았을 뿐이다”라고 소리치는 목소리도 담겼다.

차량에서는 무기가 발견되지 않았고 총격으로 부상한 이 남성도 무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 총격을 가한 숀 구르베 경관은 그가 무기를 집으려는줄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지난주 중범죄로 기소됐다. 느닺없이 경찰 총에 맞은 레바 에드워드 존스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며 “이번 사건이 경찰의 훈련 관행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퍼거슨시에서 사망한 마이클 브라운의 부모는 25일 워싱턴DC에서 흑인운동가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마이클 브라운 사망사건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조사하고, 총격 경관 대런 윌슨을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퍼거슨시 토머스 잭슨 경찰국장은 이날 시민단체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신 브라운의 부모와 퍼거슨 시민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의 영상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아들을 잃게 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마이클의 시신을 길에서 옮기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서도 사과하고 항의시위에 경찰이 지나치게 강경대처 한 것도 사과한다고 말했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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