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과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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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각종 막말로 비난받고 있다.
그는 멕시칸 이민자들을 성폭행범이자 범죄자로 낙인 찍었는가 하면 불법 체류자 자녀들에게 시민권을 줘서는 안 된다는 ‘앵커 베이비’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지난 6일 폭스뉴스 주최 공화당 첫 대선 TV토론에서 사회자 여성 앵커 메긴 켈리가 트럼프가 과거에 여성을 개나 돼지로 부른 적이 있다고 따지자 오히려 CNN 인터뷰에서 “그녀의 어딘 가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는 듣기조차 민망한 충격적인 막말을 했다.

그가 TV ‘apprentice’ 프로그램에서 항상 소리치는 ‘You’re Fired!’ 말처럼 그는 정말 후보에서 해고당해야 한다.

더 놀라는 것은 이같은 저질스런 막말 후보자가 여전히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의 현실이다. 아마도 평상시에는 고상한 척 하지만 불체자나 가난한 사람들을 경멸하는 돈 많은 보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카타르시스를 씻어주어 쾌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으로 우려되지만 선진 미국이어서  결과적으로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이끌어나갈 존경받는 후보가 당선되리라 믿는다.

막말은 트럼프뿐만 아니라 시애틀 한인사회에서도 들을 수 있고 특히 보이지 않는 웹사이트 게시판, 댓글 등에도 올라와 한인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다.

입이나 글에서 더러운 말이 나온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속에 깨끗하지 못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입에서 나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처럼 마음에 증오, 저주, 경멸의 쓰레기로 가득찬 사람은 그 입에서도 쓰레기 같은 막말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 막말은 가시넝쿨처럼 더 빨리 번져나가며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이를 빨리 제거해야 한다. 우리 집 뒷터에도 가시 넝쿨들이 있어 올해 이를 제거하는데 손을 찔리기도 하고 땅속 깊이 큰 뿌리들이 있어 애를 먹었다.

그 가시 넝쿨을 없애고 처음으로 호박을 심었는데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그러나 가시넝쿨과 달리 호박은 줄기마다 노란 꽃이 피고 호박열매가 맺혀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유기농으로 식탁도 풍성하게 만들었다.

트럼프의 막말이 가시넝쿨이었다면 나는 어제 이 호박넝쿨 같은 아름다운 마음을 만났다. 거의 25년만에 처음으로 오리건주에서 온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포틀랜드에 살 때 알고 지냈던 꽃집 운영 부지런한 부부였다. 우리가 시애틀로 이주한 후 25년 동안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제 80세가 된 남편 분은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 소식은 알고 계셨는데 부인이 최근 스트로크로 몸이 불편하자 보고 싶어 전화를 하셨다는 것이었다.

그 부부와 오랜만에 옛이야기를 나누고 건강회복이 되도록 기도드렸더니 고마워하시고 눈물도 흘리셨다.

거의 25년만에, 그것도 스트로크로 정확한 발음을 하지 못하셨지만 그동안도 기억하시고 보고 싶어 하셨다는 말씀에 너무나 고마웠고 가슴 뭉클했다.

회복되면 시애틀에  만나러 꼭 오시겠다는 부인의 말씀에서 시간을 내어 자주 전화도 드리고 한번 문병하러 오리건에 다녀와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가시처럼 남에게 상처를 주는 트럼프의 막말보다 따뜻한 말로 감동을 주는 오리건 꽃집 부부 같은 아름다운 마음들은 호박 줄기처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뻗어가고 아름다운 열매들을 주렁주렁 맺어 우리들에게 가득 안겨줄 것으로 믿는다.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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