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보고 있다…SNS 위치공개 ‘위험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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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가족 여행 떠났다가 절도 피해
스토킹·피싱 가능성…살해위협까지
LA주민 77% 정보공개

오렌지카운티 단독 주택에 살고 있는 한인 현모(60)씨는 지난달 26일 빈집털이를 당했다. 메모리얼데이 연휴에 라스베이거스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가 랩톱 컴퓨터 세 대와 TV, 귀금속, 현금 등을 잃어버렸다.

사건 발생 후 약 1주일이 지난 1일.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은 현씨의 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위치를 공개했던게 절도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18세 현모양은 가족 모두가 5일간 여행을 간다는 것과 여정마다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를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셰리프국 관계자는 “동네에 빈집털이를 당한 집만 4곳이다. 피해자들의 공통점이 SNS에 위치를 공유했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셰리프국은 현양과 SNS로 관계를 맺은 주변인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SNS를 통한 위치 정보는 쉽게 공유될 수 있다. 여행지의 멋진 경치를 찍어 올리거나, 맛 좋은 식당에서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리면 그 위치가 어디인지 함께 공개된다.

사용자가 SNS 설정을 ‘위치 공개’로 했거나, 스마트폰 위치 서비스를 작동시킬 때 장소가 표시된다. 페이스북에는 ‘체크인’이라는 사용자의 위치만을 게시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사법 당국은 “실시간으로, 자신의 위치 정보를 SNS에 공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한다. 현씨의 사례처럼 절도 피해를 당하거나, 스토킹의 표적이 될 수 있어서다. SNS 정보를 통해 각종 피싱(phishing) 피해와 살해 위협까지 당한 사례가 보고됐다.

문제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LA경찰국(LAPD)의 최근 LA시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약 77%는 온라인에 위치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200명 중 62%는 개인 일정까지 공유하고 있다. 대부분은 현재 자신의 위치 정보가 공개됐는지 여부를 모르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대학생 이경선(23)씨는 “문제가 될 거란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위치 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SNS를 사용하면 주변의 맛집과 특색있는 장소를 추천받을 수 있어 편리한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LAPD의 스티브 샌디 사이버범죄팀 수사관은 “특히 각종 피싱은 SNS의 위치 정보와 사진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사기범들은 누군가의 정확한 위치와 얼굴 생김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하고, 가족들에게 전화해 ‘큰 사고를 당해 급히 병원비가 필요하니, 계좌로 보내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 여자 공대생이 구글 크롬 앱(App)을 개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약탈자의 지도(Maraunder’s Map)’란 앱으로,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낸 장소를 추적해 누군가의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 개발자는 다른 여자를 만나는 남자 친구를 추적하고 싶다는 생각에 앱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과 약탈자의 지도 외에도 각종 주차 공간 안내 앱, 카카오디 등 위치 정보 노출 가능성이 있는 앱은 많다.

오세진 기자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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