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떠나면 폐지시켰으면” 25년차 DJ 배철수의 속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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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배철수 / 사진=김창현 기자

오는 19일 MC라디오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방송 25주년을 맞는다. ‘음악캠프’는 25년동안 팝 음악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폭 넓은 청취층의 사랑을 받아 온,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1990년 3월 19일 DJ 배철수와 함께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25년을 한결 같이 청취자와 함께했다. 동시에 동일 타이틀, 동일 DJ의 음악 방송으로는 국내 최장수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해외 팝스타가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찾는 라디오 프로그램으로도 이름 높다. 그간 딥퍼플, 메탈리카, 블랙 아이드 피스, 제이슨 므라즈,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비욘세, 리한나 등 수많은 스타들이 게스트로 다녀갔다. 오는 24일에는 대표 메이저 음반사 워너뮤직, 소니 뮤직, 유니버설 뮤직이 합작해 6장짜리 ‘음악캠프’ 25주년 기념 음반을 발매한다. 그 대체 불가한 위상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라디오에서 음악 듣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DJ와 게스트의 수다가 방송시간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기, 강산이 두 번 반이 바뀌도록 같은 모습으로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더욱 특별한 프로그램이 됐다. 그리고 DJ인 배철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대체 불가한 얼굴이자 프로그램 그 자체다. 그는 12일 서울 상암MBC에서 열린 25주년 기념 간담회에 참석해 그간의 소회를 풀어놨다.

스스로도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제 삶 자체인 것 같다. 제 삶이자 가장 친한 친구이고 애인이기도 하다. 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떼어내면 내게 무엇이 남을까 할 정도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 그룹 송골매의 멤버였던 그는 이제 다른 모든 스케줄보다 라디오를 앞에 두고, 출입국 서류를 작성할 때 직업란에 당당히 ‘라디오 DJ’라고 쓰는 방송인이 됐다. 시작부터 예상한 일은 아니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오래한 게 맞지요. 처음 시작할 때는 밴드를 하고 있어서 잠깐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생각하고 했다. 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고 저와 맞았고, 거칠게 이야기하면 음악을 하는 것보다 음악을 소개하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과감하게 음악을 접고 방송을 시작했죠. 처음에는 ‘오래 못 갈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1년 넘기느냐를 두고 내기를 한 청취자들도 있었고요. 그런데 하다 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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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 / 사진제공=MBC

배철수는 더 이상 얼마만큼 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고, 개편 때마다 6개월 더 시간이 주어졌으니 재밌게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혹시 떠난다면?’이라는 가정 앞에서는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후임 DJ? 제가 개인회사 사장이 아니라 자식에게 물려줄 수가 없어요. MBC가 결정할 일이고 또 청취자가 결정할 일이죠. 제 개인적으로는 (내가 떠나면) 이 프로그램이 영구 폐지됐으면 좋겠습니다. 왜, 운동선수도 위대한 선수가 떠나면 영구결번을 시키잖아요. 하더라도 뭐 ‘배순탁(‘음악캠프’의 작가)의 음악동네’ 같은 다른 이름으로 해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25년 동안 한결같이 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꼬박꼬박 방송 2시간 전 방송국으로 출근해 모든 음악을 꼼꼼히 듣는 성실한 DJ가 일으킨 방송 사고는 거의 없었다. ‘음악캠프’가 10년 쯤 됐을 당시, 어쩌다 그랬는지 방송시간 오후 6시가 됐는지 모르고 음악을 듣고, PD는 전화를 하고 하다 약 15초 간 오프닝을 놓친 게 그 전에도 그 후로도 없는 방송사고였다. 내가 듣지 않은 음악을 청취자에게 들려줄 수 없고, 내가 동의하지 않는 원고를 읽을 수 없다는 이 고집 센 반백의 DJ가 바라는 것은 퍽 단순했다.

“25년 동안 우리 사회에 별의 별 일이 많았습니다. 큰 이슈가 있었을 때도 우리는 음악을 틀고 조크를 날리곤 했습니다. 그럴 때 ‘너는 이렇게 큰 일이 있는데 ‘노을이 예쁘다’는 둥, ‘달이 유난히 크다’는 둥의 이야기나 하고 있느냐 비난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라디오 프로그램이 많지 않습니까. 각 프로그램마다 자기 역할이 있는 것인데, 정치 사회 문제는 하루 종일 들었을 것이고, 청취자들이 지친 퇴근길에 음악을 듣고 DJ가 던진 실없는 농담에 웃을 수 있다면 저는 만족합니다. 그것이 우리 프로그램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고,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배철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라는 음악프로그램이 25년에 걸쳐서 인간 배철수를 만들었다”며 “이 프로그램을 만난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라고 단언했다. 두 번째는 와이프를 만난 것이라고 덧붙이고는 “괜히 했나 이거”라고 피식 웃었다. 배순탁 작가도, 정찬형 PD도, 김은영 작가도 이 ‘음악캠프’는 좋은 프로그램이고 그와 함께 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분들이 좋은 프로그램이라 하니 ‘음악캠프’는 정말 좋은 프로그램인가 봅니다”라고 멘트를 정리하는 배철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호응에 인색하기 그지없는 기자간담회지만 박수와 함께 시작한 1시간 가까운 시간을 마무리할 때 쯤 곳곳에서 다시 박수가 터졌다. 이쯤하면 장인의 경지에 이른 음악 DJ와 그 믿음직한 스태프에 대한 존경이 담긴 화답이 아니었을까. ‘배철수의 음악캠프’ 25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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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수 / 사진=김창현 기자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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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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