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鄭 총리 “대통령께 진언” 다짐…’책임총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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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세월호 참사 책임을 지고 사의를 피력했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26일 유임되면서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 나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년 4개월간 나름의 역할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대독총리’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 그가 명실상부한 ‘책임총리’의 지휘봉을 휘두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청와대가 자신의 유임을 발표한 직후 발표문을 통해 “국가 개조에 마지막 모든 힘을 다하겠다”며 책임총리 역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오늘 대통령께서 내게 다시 막중한 임무를 부여했다”며 “필요한 경우 대통령께 진언드리면서 국가적 과제를 완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천명한 대한민국호 적폐 일소의 의지를 뒷받침하고, 때에 따라서는 ‘고언’도 아끼지 않겠다는, 명실상부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실 간부들과의 티타임을 거쳐 신속하게 이러한 메시지를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총리가 강한 의욕에도 헌법이 명시한 통할권 등 책임 총리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정 총리를 유임시킨 배경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총리 유임에 대해 2기 내각이 곧 출범하는 상황에서 내각을 통할할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한 후보자를 단시간내 확보하기 힘든 탓으로 보는 현실론이 만만치 않지만, 이는 권력의 생리를 감안하지 않은 단견이라는 것이다.

총리 후보군 가운데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 등 정치인을 중심으로 재산이나 도덕성, 국가관 검증의 칼날을 비껴갈 자격을 갖춘 후보군이 어느정도 있다는 것이 이러한 분석의 바탕에 깔려 있다.

박 대통령이 ‘강한 총리’에 대한 부담감이 어느정도 작용하지 않았겠냐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박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라는 총체적 위기 속에서 정 총리를 유임시키는 의외의 선택을 한 것은 그만큼 복잡한 속내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즉 집권 2년차를 맞은 박 대통령이 문민정부의 조기 레임덕을 부른 이회창 당시 총리의 항명사태 등 반면교사의 실례를 무시하고, 개성이 강한 총리 후보자들을 결코 선택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현실론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결국 정 총리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 그에 따른 부담감 속에 ‘불가피하게’ 유임된 특성 등을 고려할 경우 책임총리 역할 수행에는 한계가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밀양 송전탑 사태 등 지난 1년4개월간 다양한 국정운영 경험을 쌓아온 정총리가, 본질적인 제약속에서도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현안을 챙기며 총리로서의 입지를 강화해나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약속한 국가개조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각을 통솔하는 정 총리에게 상당한 힘을 실어주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정 총리가 기존의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경우 기대이상의 책임총리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명박 정부의 가장 성공한 인사 사례로 꼽히는 김황식 전 총리도 청와대가 추진하는 주요 아젠더를 집요한 설득을 통해 총리실로 가져오며 자신의 권위를 스스로 강화해 나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김황식 전 총리는 세종시로 내려가는 공무원들에 대한 교통비 등을 지원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는 세종시에 부정적이던 대통령의 거부감에도 소신을 갖고 밀어붙인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우여곡절 끝에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 내각을 이끌어 갈 정 총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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