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60달러선 붕괴…사우디 감산 가능성 일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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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5년 5개월만에 최저 수준
국제유가가 11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가능성 일축 등으로 인해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99센트(1.6%) 하락한 배럴당 59.95달러에 체결됐다.

WTI 선물가격이 50달러 선에 진입한 것은 2009년 7월14일 이후 처음으로 5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로써 WTI 선물가격은 지난 6월12일 이라크 불안 등으로 인해 배럴당 106.53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래 6개월 동안 약 44% 급락해 거의 반 토막 수준이 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함에 따라 원유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날 유가 하락세를 부추겼다. 알리 알-나미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전날 페루 리마에서 열린 유엔 지구 온난화 회의에 참석해 최근 유가 약세와 관련해 “우리가 왜 감산해야 하느냐”며 “어떤 원자재라도 시장 가격은 오르락내리락하는 법”이라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전날 월간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일일 2890만 배럴로, 올해의 일일 2940만 배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은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미국의 셰일유와 가스 개발 여파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진단했다.

거래인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유가의 바닥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세가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지, 다시 100달러 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프리스의 조셉 포실리코 에너지 선물 부문 부사장은 “유가가 신속하게 회복되려면 석유 공급이 획기적으로 차단될 만한 사건들이 일어나야 한다”며 “리비아 사태가 심각해지거나 러시아가 석유 공급을 줄이겠다고 선언하는 것 등이 그런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일부 거래인들은 만약 원유 수출에 의존도가 강한 알제리와 베네수엘라가 내년 초 긴급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해 시장에서 오펙의 감산 가능성이 다시 한 번 검토될 경우 유가가 향후 수주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거래인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긴급회의가 열리더라도 석유 감산에 동의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기업의 타리크 자히르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며 오펙의 ‘엄청난 고릴라’인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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