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조기경보기 ‘피스아이’ 부품 단종…’장님’ 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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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가 도입 4년 만에 탐색레이더 등 상당수 핵심부품들이 단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피스아이 4대를 도입하는데 2조원 가량을 쏟아 부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 6일 발간한 ‘국방예산 분석·평가 및 중기정책 방향(2014/2015)’에 따르면 피스아이 정비에 필요한 핵심부품 중 64종이 단종 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단종 된 부품 중에는 탐색레이더와 임무지원체계 등을 구성하는 핵심부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부품 공급이 끊길 경우 피스아이 운용이 중단돼 ‘장님’ 신세로 전락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레이더는 미국 정부의 수출승인 제한에 걸려 정비에 필요한 기술자료 획득과 정비 능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스아이를 운영하는 국가도 적어 관련 정보조차 제대로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피스아이(E-737) 기종을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운용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와 호주·터키뿐이다. 이들 국가에 14대가 전력화 돼 있다. 운용 대수가 적다보니 부품 생산라인이 폐쇄돼 부품 단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장비유지비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피스아이를 도입할 당시 계약서에는 우리 정부가 부품 요구 견적을 보내면 미국은 120일(4개월)이내에 제공하게 되어 있지만 이같은 이유 탓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 기간을 초과한 부품만 무려 109종에 달했다. 일부 부품은 최장 27개월가량 지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군의 ‘눈'(目) 역할을 하는 공중경보기조차 이런 상황에 놓이자 일부에서는 미국산 무기도입 편중 현상이 계속되는 한 이런 현상은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외국 사례도 살피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도입하는 행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KIDA는 “무기체계별 특성과 운용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장비유지비 편성으로 무기체계의 노후화, 구성 변화에 대한 대처가 어렵고 장비유지 예산의 적정성 평가가 곤란한 실정”이라며 “북한 도발에 따른 감시·타격전력 운영이 확대되고 있고 한반도 주변 영토 분쟁 영향으로 F-15K, 이지스함, E-737, 위성장비, 잠수함 등 운영 증가에 따라 장비유지비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공군은 2011년 9월 피스아이 1호기를 도입한 이후 같은 해 12월과 2012년 5월에 각각 2, 3호기를, 10월에 4호기를 도입해 현재 4대를 운용하고 있다.

피스아이는 미국 보잉사의 E-737 여객기를 개조한 것으로 한 번에 360° 감시가 가능한 ‘다기능 전자주사배열(MESA) 레이더’와 정보 분석 및 통신장치 등을 장착하고 있다. 1000개의 표적은 동시에 탐지가 가능하고 반경 400㎞의 비행물체를 확인할 수 있어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북한 전역을 커버할 수 있다.

산악지형 탓에 탐지 사각지대가 많은 국내 여건에서도 24시간 비행물체 식별이 가능하다. 덕분에 야간에 산악지대를 침투하는 북한의 저고도 비행체를 모두 잡아낼 수 있다.

다만 1대 당 체공시간이 6시간에 불과해 4대를 운용해야 24시간 감시가 가능하다. 정기적인 정비를 고려하면 앞으로 1~2대를 추가로 들여와야 하지만 부품 단종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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