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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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건 초기부터 혐의 사실 조직적으로 은폐 시도”
조현아 “죄송합니다” 짧게 답한 뒤 침묵

 

【서울=뉴시스】오동현 강지혜 기자 =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비난 여론을 받고 있는 조현아(40·여)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 여모(57) 대한항공 여객실승무본부 상무가 구속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조 전 부사장을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와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여 상무는 증거인멸죄 및 강요죄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날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서울서부지법 김병찬 영장전담판사는 “기록에 의하면 피의자들의 혐의 내용에 대한 소명이 이뤄졌다”며 “이 사건 사안이 중하고 사건 초기부터 혐의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점에 비추어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4일 검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지 엿새만에 구속됐다.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30일 밤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다.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는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했다. 심사를 받게 된 심경과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영장이 발부되고 오후 11시2분께 법원을 나서던 조 전 부사장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조 전 부사장은 심경을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세 차례 짧게 답했다. 5분여 동안 이어진 ‘솔직한 심경이 무엇이냐’, ‘승무원과 그 가족들께 하고 싶은 말은’, ‘국민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증거인멸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적 없나’ 등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조 전 부사장은 오후 11시7분께 검찰 차량을 타고 남부구치소로 이동했다.

3분여 뒤 담담한 표정으로 법원을 나선 여 상무는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국토부 김 조사관과 관계자들에게도 사죄드린다”라고 말했다. 여 상무는 발언 도중 짧은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여 상무는 “(국토부 관계자에게)조사보고서를 달라고 한 적은 없다”며 “제가 업무를 처리하며 잘못된 부분들에 대해서는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 보고서는 삭제 지시를 했지만 그건 사건이 터지기 전”이라며 “조 전 부사장은 문서 삭제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수사 상황을 조 전 부사장에게 수시 보고한 점에 대해서는 “업무절차상 했던 것뿐”이라며 “답은 받은 적 없고 일방적으로 보고만 했다. 따로 지시도 없었다”고 밝혔다.

박창진 사무장에 대해서는 “신분상 불이익을 고지한 적 없다”고 말했다. ‘회사를 오래 못 다닐 것이라고 말한 적 없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적 없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KE086)에서 승무원이 견과류를 규정대로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 등 소란을 피우고 항공기를 되돌려(램프리턴) 사무장을 내리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항공보안법 42조에 따르면 위계나 위력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 항로를 변경하게 해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고 명시돼 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기장에게 직접 램프리턴 지시를 내리지 않았지만, 사무장을 강요해 기장에게 회항 요청하도록 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 전 부사장은 기내에서 승무원의 어깨를 밀치고 사무장의 손등을 서비스 매뉴얼 케이스의 모서리로 수차례 찌르는 등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항공보안법 46조(항공기안전운항 저해 폭행죄)를 위반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여 상무는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땅콩 회항’ 사건 발생 직후 최초 상황 보고 이메일을 삭제하라는 지시와 거짓 진술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 상무는 사무장이 국토교통부 조사를 받을 당시 19분간 배석하는 등 조사 진행상황 및 결과 등을 조 전 부사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검찰 조사 당시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 상무 역시 세 차례 검찰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의 개입 여부를 부인했다.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가 구속됨에 따라 검찰의 관련 사건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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