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응천 前비서관 피의자신분 소환조사…이르면 내주 초 구속영장 청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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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준호 장민성 기자 =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등이 담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과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이날 오전 10시께 조 전 비서관을 다시 불러 밤 늦게까지 ‘정윤회 동향’ 문건 등의 작성·유출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이 지난 2월 박관천(구속) 경정이 청와대 파견이 해제돼 경찰에 복귀하면서 청와대 문건을 반출하는 과정에 개입하거나 이를 묵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허위로 잠정 결론 난 ‘정윤회 동향문건’, ‘박지만 미행보고서’ 등과 관련해 조 전 비서관이 박 경정에게 문건 작성을 지시하거나 문건 생산과정에서 부적절한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아울러 박 경정이 문건을 반출한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 경찰이나 대검찰청 소속 수사관 등을 문건 유출자로 지목하는 내용의 허위 보고서를 만들어 지난 5월께 청와대에 제출한 과정에 조 전 비서관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경정이 ‘정윤회 동향 문건’을 유출했을 당시 상황에 대해 조 전 비서관에게 확인할 부분이 있다”며 “유출 경위 보고서가 제출·보고되는 과정도 조사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경정은 그동안 조 전 비서관의 연루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부인해왔지만, 최근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후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조 전 비서관이 문건 작성이나 유출 과정을 지시·묵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지난 23일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을 재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전 비서관에 대한 추가 소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는 검찰이 박 경정뿐만 아니라 박 회장의 진술에서도 조 전 비서관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내용을 확보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박 회장을 추가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전 비서관을 통해 청와대 문건 내용을 접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조 전 비서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 경정이 지난 2월 청와대 파견 근무를 마치고 경찰에 복귀할 당시 박 경정에게 “당신이 (청와대를) 나가도 정보분실에서 각종 정보를 접하니 박 회장 관련 업무에서는 나를 계속 챙겨줘야 한다”고 당부하는 취지의 말을 건넸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진술 외에도) 필요한 증거들은 가지고 있다”고 언급, 조 전 비서관이 문건의 작성부터 관리나 유출에 이르기까지 상당 부분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음을 시사했다.

다만 조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문건 유출 등과 관련해 “박 경정으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 내용을 검토하는 대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르면 다음주 초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비서관이 박 경정의 허위 유출 경위서 작성 및 보고 과정에 개입했거나 이를 지시·묵인했다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무고죄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이미 허위 유출 경위서 작성과 관련해 박 경정에게 무고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조 전 비서관은 지난 5일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을 때와 달리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의 눈을 피해 검찰 청사에 들어갔다. 조 전 비서관은 서울고검 민원실에서 출입증을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과 연결된 통로를 통해 조사실이 있는 중앙지검 11층으로 올라갔으며, 고검 민원실 직원 1명이 조 전 비서관과 동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다른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비서관이 오늘 기자들 눈을 피해 서울고검을 통해 서울중앙지검 11층 조사실로 들어온 것이나, 조사 신분이 피의자라는 것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 아니냐”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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